조용제 e커머스 사업부장 갑작스런 사임… 롯데온 부진 책임롯데그룹 외부영입 인사 통해 공백 최소화 예고롯데ON 대대적인 재정비… 후임자 발탁 시기, 대상은 미정
  • ▲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롯데쇼핑
    ▲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롯데쇼핑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몰 서비스인 롯데온(ON)이 대대적인 재정비를 예고하고 있다. 롯데온을 탄생시킨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전무)이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갑작스럽게 사의를 내면서 변화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이에 대한 외부전문가를 영입해 본격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포부다.

    2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조 전무는 최근 건강의 악화되는 일신상의 이유로 e커머스 사업부장에서 사임했다. 그는 롯데온의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롯데온은 지난해 4월 론칭 이후 서비스 차질을 빚으며 약 2개월의 안정화 기간을 갖는 등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차질을 빚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온라인 매출이 급증하던 시기다. 

    이는 고스란히 실망스런 성적표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온라인 거래액은 7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성장에 그쳤다. 온라인 수요 증가와 롯데온의 론칭을 생각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규모다. 같은 기간 비슷한 구조의 경쟁사 SSG닷컴은 거래액 3조923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7% 늘었다.

    롯데쇼핑은 이같은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롯데온의 온라인 전략 재수립에 나설 전망이다. 

    먼저 조 전무의 빈 자리를 내부 출신이 아닌 외부영입 인사 영입을 통해 채울 계획이다. 오프라인 유통 및 백화점 출신 인사가 주도하는 사업구조로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계산 때문이다. 조 전무 역시 20여년간 롯데백화점과 롯데지주를 거친 전통적 롯데맨으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 시장은 쿠팡을 비롯한 신규 플레이어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하루가 다른 상황에 놓이고 있다”며 “전통적인 유통 분야 대신 e커머스와 IT 기술에 밝은 인사를 영입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따른 e커머스 사업부의 인적 쇄신과 조직문화 혁신도 이뤄질 전망이다. 그동안 e커머스 사업부는 백화점 출신이 사업을 주도하는 상황으로 다른 경쟁사에 비해 변화의 대응이 느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 자리에 적합한 인사가 누가 될지, 언제 선임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e커머스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e커머스 전문가의 몸값도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지금까지 경쟁사에 비해 외부인사 영입에 보수적인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다른 유통업계는 적극적인 외부영입에 나서왔다. SSG닷컴은 지난해 말 최영준 전 티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했다. 앞서 김일선 라이프스타일 총괄 상무와 이미연 인사 총괄 상무도 각각 쿠팡과 이베이코리아에서 영입한 인사들이다.

    쿠팡도 지난해 10월 판사 출신인 강한승 전 김앤장 변호사를 경영관리총괄 대표이사 사장을 영입한데 이어 투안 팸 전 우버(Uber)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신임 CTO로 발탁하기도 했다.  이 외에 GS홈쇼핑도 지난해 말 베인앤컴퍼니 출신인 박솔잎 경영전략본부장(전무)을 영입했고 티몬은 지난해 11월 전인천 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CFO를 영입했다. 

    롯데쇼핑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출신 정경운 상무를 HQ 기획전략본부장으로 영입하고  11번가 출신 김현진 플랫폼센터장 상무, 임현동 상품부문장 상무를 각각 발탁했지만 차별화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 e커머스 업계에서 임원 영입 경쟁이 한창인 만큼 롯데쇼핑이 이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얼마나 힘을 실어줄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