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줄줄이 재선임…고객 1천만 '김정남 DB손보 부회장' 5연임 눈길사외이사에 정치인·관료 출신 대거 영입자본시장법 시행 앞두고 여성 이사 채우기 밑그림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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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5일 한화생명을 시작으로 보험사들의 주주총회가 연이어 개최되는 가운데, 대형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행진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정치인, 관료 출신 사외이사 선임 이슈도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코로나 정국 속 변화보단 안정…CEO 연임 행렬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업계서 가장 먼저 주총을 열고 여승주 사장의 연임을 확정한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969억원으로 전년대비 71.8% 증가했다. 내달 자회사형 GA(판매대리점)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출범을 앞두고 여 사장에게 한번더 지휘봉을 건네 수익 창출을 꾀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이날 구도교 영업총괄 전무의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 취임도 확정한다. 회사 측은 약 540개 영업기관, 1400여명의 임직원, 2만여명의 설계사가 소속된 '업계 1위 초대형 판매전문회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번달 GA를 출범시킨 미래에셋생명도 변재상 사장의 연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전년대비 7.9% 감소한 9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코로나 정국 속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의 세번째 연임도 점쳐진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59.8% 증가한 4334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대표이사로 발탁된 이후 공격적인 영업 방식으로 실적을 급성장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은 다섯번째 연임을 통해 업계 최장수 CEO 타이틀을 확정짓는다.

    김 부회장은 지난 2010년 대표에 올라, 취임 당시 530만명이었던 보유 고객을 현재 1000만명까지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지난해에도 전년대비 47.5% 오른 56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더십을 입증했다.

    삼성화재 역시 무난한 성장세를 이어간 최영무 사장의 연임을 확정한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7668억원으로 전년대비 25.9% 증가했다. 업계는 올해 해외사업 등 최 사장의 수익원 다각화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삼성화재는 중국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와 지분 제휴를 맺고 합작법인 설립을 진행 중이며, 영국 손보사인 캐노피우스에 1억 1000만달러(약 1250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반면, 흥국생명은 기존 조병익 대표의 연임없이 박춘원 신임 대표 선임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삼성화재손해사정서비스 대표이사, 흥국화재 경영기획실 담당 등을 거쳐 흥국생명 기획관리본부 전무로 재직해왔다.

    ◆여성 사외이사 대거 영입, 이유는?

    각사별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생명은 국회의원 출신인 조배숙 전 의원을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조 전 의원은 서울고법 판사를 역임하고, 16·17·18·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대 의원 재임 당시 민주평화당 당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일각에선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와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현행 보험업법에서는 보험사가 손실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대주주나 계열사의 주식을 총자산의 3% 이하 금액으로만 소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때 지분가치를 '시가'가 아닌 '취득원가'로 계산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3% 룰'이 시가로 계산되 당초 취득원가 보다 높은 금액으로 책정, 지분 초과분을 시장에 토해내야 한다. 현재 '3% 룰' 적용에 가장 큰 영향은 받은 기업은 생보 업계 1위 삼성생명이다.

    한화생명은 이인실 전 통계청장을 신규 선임하며, 메리츠화재는 한국신용정보 선임연구원으로 재작한 바 있는 김명애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를 후보에 올렸다.

    DB손해보험은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처장을 역임한 문정숙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낙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신규 선임되는 이사들 모두 여성인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내년 8월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염두해둔 포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 법인은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규제를 받는다. 때문에 여성 사외이사가 없는 해당 기업들로써는 미리 여성 이사를 채우는 작업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보험업계는 이번 주총서 비대면 투표가 가능토록 전자투표제도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전자투표는 한국예탁결제원 전자투표 시스템에 접속해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