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중고나라 인수에 참여하며 직접 경영 가능성 열어놔업계 1위 플랫폼이지만 네이버카페 기반의 서비스에 대한 한계도코로나19로 급성장한 중고거래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상존
  • 중고나라는 올해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사모펀드 유진-코리아오메가 중고나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유통업계 공룡 롯데쇼핑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분분하다. 중고나라가 여전히 중고시장 1위 플랫폼으로 꼽히지만 네이버카페에서 시작한 태생적 한계로 인해 성장세에 한계점을 보이고 있기 때문. 성장동력이 절실한 롯데쇼핑에 있어 중고나라가 이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 있을지에 다양한 관측이 교차 중이다. 

    31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중고나라 인수에 투자하는 금액은 약 200억~300억원 수준이다.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다른 주주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 롯데쇼핑이 중고나라를 계열사로 두고 직접 경영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한 평가가 분분하다. 중고나라가 국내에서 가장 큰 중고거래 시장 플랫폼이면서 가장 높은 거래액을 보유하고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성장성에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중고나라는 여전히 중고거래 시장 1위 플랫폼으로 꼽히지만 당근마켓, 번개장터와는 태생적 배경이 다르다. 중고나라는 2003년 중고 거래를 위해 설립된 네이버 카페가 지난 2014년 법인전환한 경우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앱을 주요 플랫폼으로 삼는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와 달리 여전히 네이버 카페가 주요 플랫폼으로 운영되고 있다. 개인간 친분, 정보교환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네이버 카페의 특성상 시스템이나 수익모델, 보안에 한계가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당근마켓이 스마트폰을 통해 지역 기반 광고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고 번개장터가 골프용품 및 중고의류샵 등을 인수하며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과 달리 중고나라의 공식적인 수익모델은 카페 베너광고, 셀러회원 제휴, 가맹사업 등이 대부분이다. 수수료를 부과할 수 없는 중고거래 특성상 사업모델의 태생적 차이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중고나라는 지난 2019년 기준 매출 54억원, 영업손실 60억원을 기록했다. 번개장터 역시 같은 해 2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매출은 120억원을 기록했다. 당근마켓의 2019년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100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고나라도 자체 앱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성과는 아직까지 제한적이다. 당근마켓 앱 사용자가 1100만명을 돌파한 것에 반해 중고나라 앱 사용자가 60만명에 그치고 있다. 번개장터(230만명) 앱에도 뒤처지는 중이다.

    그렇다고 중고나라 입장에서는 앱을 위해 네이버카페를 놓는 것도 쉽지 않다. 시장 점유율이 줄어가는 상황에서 2300만명에 달하는 카페 회원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롯데쇼핑의 중고나라 투자를 두고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고거래 특성상 사기 등 불법행위에 대한 리스크가 매우 크고 수수료를 부과하지 못하는 거래로 인해 기존 유통과의 시너지가 불명확한 부분이 있다”며 “오프라인 제휴 등을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실제 인수하려 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커지는 중고거래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주목하는 시각도 여전하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중고거래가 크게 늘었고 이에 따른 시장의 성장도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고거래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으로 e커머스 시장의 진입장벽을 확인한 기존 유통사업자 입장에서는 시장 선점의 필요성을 느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며 “기존 유통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어떤 사업모델을 구축할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