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출 2.8조 늘며 실적 방어中·베트남 등 타 지역 큰 폭 감소LGD·BOE 가세로 애플 독점도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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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매출만 나홀로 성장하며 아이폰 시리즈 호황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삼성디스플레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미국 매출은 11조8580억원으로, 전년 9조461억원 대비 31.1% 증가했다.

    반면 베트남과 중국 매출은 8조3372억원, 6조1152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각각 13.1%, 23.6% 감소했다. 국내와 유럽 매출도 전년보다 줄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요 매출원은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다. 주 시장은 미국과 중국, 베트남으로 압축된다. 미국은 애플의 아이폰,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갤럭시에 주로 공급되며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도 고객사로 두고 있다.

    2019년 최대 매출을 올렸던 베트남 지역은 지난해 갤럭시S20 시리즈의 부진으로 
    전년보다 1조2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중국 지역은 지난해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 생산량이 급감한데 이어 LCD 시장 글로벌 1위인 BOE를 비롯해 CSOT 등 중국의 주요 패널업체들이 OLED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베트남과 중국에서의 부진에도 미국 매출이 급증하며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사 매출은 전년보다 소폭 감소한 30조원대를 유지하며 선방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는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며 4분기 기준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아이폰12 출시 효과로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보다 9% 성장했다. 이 기간 아이폰의 매출은 656억달러(약 73조3500억원)로 17% 증가했다. 애플은 아이폰12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애플 기준 2021년 회계연도 1분기) 매출 1114억4000만달러(한화 약 124조6100억원)를 기록했다.

    다만 한 때 아이폰 OLED 패널을 독점했던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LG디스플레이와 BOE 등 경쟁사들의 가세로 점유율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

    애플은 한 공급업체에만 의존하지 않는 '공급선 다변화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앞서 애플이 아이폰의 디스플레이를 OLED로 전환할 당시에는 삼성디스플레이만 OLED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일부 아이폰 모델에 LCD 디스플레이를 채용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를 낮추려고 했다.

    이후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11 시리즈부터 애플 공급을 늘리고 있으며, 올해 출시될 예정인 아이폰13 시리즈에는 BOE도 공급사로 추가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지만, 경쟁사들의 도전이 지속되면서 점유율 방어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OLED 패널 수요가 늘어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BOE, 비전옥스, CSOT 등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