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연합 출범...반도체 제조사 + IT대기업 뭉쳐바이든에 500억달러 지원책 요구 '한 목소리'지난해 美 제재로 쪼그라든 中 반도체 산업...자급률 높이기 난항"2025년에도 자급률 10% 넘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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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패권을 쥐기 위한 미국의 압력이 나날이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의 제재를 받아온 중국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번에는 미국 반도체 제조사들과 IT 대기업들이 나서 반도체연합을 출범시켰고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에 이어 오는 20일에도 자국 내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를 재차 촉구하며 또 한번 압박에 나설 예정이다.

    13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제조사와 IT 대기업을 중심으로 미국반도체연합((SAC, Semiconductors in America Coalition)이 탄생했다. 여기에는 인텔, 퀄컴,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 제조사들과 더불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AT&T,버라이즌 등의 IT 대기업들도 참여했다.

    이들은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2조 3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 중 반도체 분야에 500억 달러(약 56조 원)를 지원하는 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도체 제조사들 외에 반도체 공급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IT대기업들도 이 같은 의견에 한 목소리를 내고 연합체 구성에 함께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SAC의 존재감은 이미 상당하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반도체 부족 사태로 다양한 산업계가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제조사 뿐만 아니라 반도체 수요처인 IT 기업들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가장 생산에 문제를 겪고 있는 완성차업계는 물론이고 앞서 애플과 같은 IT 기업들도 반도체 부족 사태가 당장 2분기부터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여기에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반도체 산업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의지를 다지고 있는만큼 산업과 정부가 힘을 합쳐 빠른 시일 내에 반도체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총공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AC가 산업계의 의견을 정치권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으면서 지원책 유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게다가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 자국 내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는 제조사들을 불러 연구개발과 제조 설비 투자를 촉구하는 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조만간 또 한번 반도체업체들의 투자를 압박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오는 20일 미 정부 측이 삼성전자와 TSMC 등 글로벌 반도체업체들을 모아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반도체 부족사태를 두고 논의에 나선다는 취지다. 하지만 결국은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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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미국이 반도체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세계 반도체 패권 확보에 사활을 걸면서 이미 수십년 반도체 굴기를 부르짖던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점점 더 쪼그라들고 있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앞서 미국이 중국에 강도 높은 무역제재를 가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특히 미국이 정조준했던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이 맥을 못 추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중국이 오는 2025년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잡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목표치에 턱 없이 부족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초 예상을 통해 오는 2025년 중국의 반도체 칩 자급률이 19.4%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마저도 중국 내에서 생산을 하고 있는 삼성, TSMC, SK하이닉스 등을 제외하고 순수 중국기업만 기준으로 따지면 10%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원자재 수급 등의 과정이 원활하지 못했던 지난해 중국의 대표적인 파운드리업체 SMIC는 3분기동안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14nm, 28nm 칩 매출이 15% 미만으로 떨어진 바 있고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의 5% 수준에서만 이 칩을 판매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샀다.

    이 외에도 중국의 반도체 생산력과 기술력은 지난 1년 사이 삼성이나 TSMC와 격차를 더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5nm 칩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이나 TSMC와 달리 중국업체들의 주력 생산 제품은 14~28nm에 그치는 상황이고 이마저도 수율 개선에 성공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니케이아시아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