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으로 가동 멈췄던 삼성·인피니온·NXP 美 텍사스 공장 6월 정상화 유력화재났던 日 르네사스 생산라인도 정상화 고군분투복구 후에도 내년까진 공급부족 사태 이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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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깊어지는 가운데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이 늦어도 오는 6월까지는 생산을 정상화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생산지에 불어닥친 자연재해 복구에 속도를 내면서 생산 정상화까지는 머지 않은 모습이지만 이후에도 내년까진 공급부족 사태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2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극심한 한파와 화재 등 자연재해로 가뜩이나 부족했던 차량용 반도체 생산이 오는 6월 중에는 속속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미국 텍사스 지역에 불어닥친 한파 피해를 고스란히 입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공장과 차량용 반도체 1위 업체 독일 인피니온, 2위 네덜란드 업체 NXP 등도 텍사스 오스틴 지역에 가동하고 있는 공장을 6월 내에 완전히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인피니온과 NXP는 한달 여 전부터 공장 가동을 재개했지만 아직까진 정상 수준으로 생산을 하지는 못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NXP는 웨이퍼 제조 시설 2곳이 손상되는 치명타를 입어 이후 복구 작업과 점검에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피니온은 공장 셧다운이 이뤄진 지난 2월 일주일 만에 다시 생산을 시작해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본 편이지만 완전한 복구까지는 마찬가지로 6월 경을 예상하는 상태다.

    인피니온과 NXP는 미국 오스틴 공장에서 전체 반도체의 각각 6%와 10%를 생산하고 있는 탓에 이번 한파에 따른 정전 사태로 피해가 극심했다는 평가다. 자동차업계가 반도체 수급에 본격적으로 타격을 입은 것도 이들 업체들의 생산에 문제가 발생한 시점부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지난 3월 일본 이바라키 현에 있는 르네사스의 생산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에 기름을 부었다. 특히 차랑용 반도체 생산 건물에서 화재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사태가 커졌고 이를 복구하는데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또 한번 얼어붙었다.

    르네사스도 사고 이전의 생산 수준으로 복귀할 수 있는 시점으로 오는 6월을 꼽았다. 적어도 6월 말까지는 사고 수습이 지속될 전망이라 사실상 상반기 차량용 반도체 생산 자체가 어려워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르네사스가 안정적으로 생산에 돌입하려면 하반기에 들어설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반도체 수급 문제가 이미 자동차 감산 사태로까지 영향을 주면서 완성차업계에선 다음달이 생산의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이 6월 들어서는 속속 정상 재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희망은 있지만 당장 다음달 생산에선 대부분 업체들이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월부터 차량용 반도체 생산 정상화가 이뤄진다고 해도 내년까지는 수급 상황에 대해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적어도 내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Alix Partners)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 탓에 올해 글로벌 자동차 산업 매출이 606억 달러(약 67조 5000억 원)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으로 따지면 3%가 감소하는 셈이다.

    차량 한대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가 매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는 이어질 수 있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당분간 완성차업계와 반도체업계가 칩 확보를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