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청와대서 오찬 간담회미래산업 투자, 기업 규제 관련 논의 전망검토 계획 없다던 청와대 기류 변화 주목'소통 창구' 최태원 회장, 사면 건의 가능성 제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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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일 4대 그룹 총수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진행하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재계 맏형’으로 부상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취임을 계기로 청와대와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 오찬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김기남 부회장이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총수와 별도의 오찬 자리를 갖는 것은 취임 후 처음으로, 한미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는 데 이들 대기업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열린 정상회담은 양국간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 산업에 대한 공급망 협력 강화, 6G·인공지능·바이오기술·양자기술 등 첨단기술 협력 강화 등에서 성공적인 협력이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자리에서 4대 그룹은 총 44조원 규모에 달하는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지원역할을 톡톡히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직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이들 4대 그룹 관계자들을 호명하며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이날 자리는 미래산업 투자 및 기업 규제와 관련해 대한 이야기가 자유롭게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 문제가 자연스럽게 언급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문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에 기업인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소통 행보'를 강화해 온 만큼 이 자리에서 사면 건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삼성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국내 투자액 중 절반인 20조원의 투자 발표를 통해 양국간 경제협력 강화에 기여하며 이 부회장 사면 기류에 힘을 보탠 형국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사면론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최근 이호승 청와대 실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론과 관련 “별도 고려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검토할 계획이 없다"는 기존 입장과 비교하면 청와대에 미묘한 기류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10일 문재인 대통령도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높여 나갈 필요가 있지만 충분히 국민들의 많은 의견을 들어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이번 오찬에서 언급될 내용에 더욱 이목이 쏠릴 수 밖에 없다.

    현재 국내에서는 정재계를 비롯해 시민단체와 종교계까지 이 부회장의 석방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국내 주요 경제단체 5곳이 이 부회장 사면을 정식 건의한데 이어 종교계도 이례적으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냈다. 대구·광주상공회의소는 공동으로 이 부회장 사면 서명운동까지 진행했다.

    여기에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암참)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 촉구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이 부회장 사면 청원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등 최근 국민들의 목소리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재판'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확정 받아 법정구속 상태다. 내년 7월 만기 출소 예정으로 올해 연말을 지나면 사면의 실익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