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C 노선에 동북선까지 교통호재 잇따라일대 아파트 호가 수억씩 올라…시세 문의도 급증소유주 시세차익 기대감 확산…전월세 임차인 집값부담↑
  • ▲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숲삼부아파트. ⓒ연찬모 기자
    ▲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숲삼부아파트. ⓒ연찬모 기자
    "입주민 대부분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 노선 신설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시세를 묻는 전화도 하루에만 열건을 넘는다." (성동구 행당동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강북 최대 교통 요충지로 불리는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일대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 GTX-C 노선에 왕십리역을 추가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인근 아파트 매맷값과 호가가 크게 오르는 동시에 매물도 빠르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소유주들은 교통 호재로 인한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임차인들은 전월세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8일 찾은 왕십리역 일대 아파트 주민들은 GTX-C 왕십리역 신설 가능성을 두고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왕십리역은 지하철2호선과 5호선을 비롯 경의중앙선, 분당선 등 4개 노선이 교차하는 초역세권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오는 2025년에는 상계역과 왕십리역을 잇는 동북선 경전철이 개통을 앞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GTX-C 노선에 추가될 것이라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GTX-C노선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등 3곳의 컨소시엄은 기존에 계획된 정차역 외에 왕십리역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서울시와 성동구는 국토교통부에 왕십리역 신설이 필요하다는 건의를 낸 바 있으며, 국토부는 이달 중 기술평가 등 절차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왕십리역 인근 서울숲삼부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GTX-C 노선까지 들어오면 향후 왕십리역을 지나는 노선만 6개다. 이전에도 왕십리역 일대 아파트는 교통 여건이 우수해 집값이 높았지만, 교통 호재들로 또 다시 상승할 여력이 남아있다"며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집을 내놓았던 소유주들도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서둘러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숲삼부아파트는 지난 4월 84㎡(이하 전용면적)가 13억9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같은 면적 매물은 14억5000만~16억9000만원까지 호가가 형성된 상태다. 신고가를 새로 쓴 지 불과 두 달 만에 호가가 최대 3억원까지 오른 셈이다.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매도에 여유가 있는 집주인들은 일단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으며, 일부 집주인들은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호가를 크게 올려놓고 있다"며 "호가가 크게 오른 탓에 아직까지 거래에 큰 진전은 없지만 시세 문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동 서울숲한신더휴는 지난달 84㎡가 13억45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같은 면적 호가는 14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숲리버뷰자이 역시 지난달 84㎡가 18억45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지만, 이날 기준 같은 면적 호가는 19억5000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이들 단지 모두 GTX-C 노선 신설에 대한 기대감이 호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교통 호재로 인한 일대 아파트 소유주들의 기대와 달리, 전월세 임차인들은 집값 상승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미 높은 전월세 가격이 최근 매맷값 상승 분위기와 맞물려 더 오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서울숲삼부아파트 84㎡는 지난달 5억25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지만, 현재 같은 면적 전세 매물은 7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왕십리역 일대 아파트의 경우 기존에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한 만큼 아직까지는 최근 치솟은 호가를 감당하는 거래가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기존 전월세 임차인들은 연일 오르는 집값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