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비율에 대한 부정적 의견 없었다"부정적으로 봤다면 주가 하락 및 주총 통과 어려워"이재용 부회장 지배력 강화 위한 개인적 자문 아냐"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반대하기 전에도 시장과 주주들 반응은 긍정적이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24일 오전 10시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7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진행된 공판은 지난 공판에 이어 ‘프로젝트 G’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전 삼성증권 팀장 한모씨에 대한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으로 진행됐다. 한씨에 대한 신문은 이번이 여섯번째다.

    변호인단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증권가의 목표 주가 상향 및 삼성물산의 그룹 지배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등을 고려했을 때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다는 취지로 신문을 진행했다. 특히 앨리엇이 등장 하기 전까지도 주주 및 시장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씨는 "엘리엇이 들어와서 다른 주장을 하기 전까지 시장 분위기는 합병에 대해서 삼성물산을 포함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됐다"며 "합병 비율도 적정 하지 않다는 의견도 없었다"고 말했다. 

    엘리엇은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로 당시 합병 반대를 주장했다. 삼성물산의 지분 4.95%를 보유하고 있던 미국계 헤지펀드사 앨리엇은 두 회사의 합병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던 와중 2015년 6월 3일 삼성물산의 지분을 2.17% 더 사들였고 다음날 7.12% 지분 보유 사실을 공시하며 노골적인 경영간섭에 나선바 있다. 그러나 최대 주주 국민연금이 합병을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섰고 양사 주주들까지 압도적 지지를 보내면서 합병은 이뤄지게 됐다.  

    이에 한씨는 시장에서도 엘리엇의 반대로 경영권 분쟁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으며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도 합병은 중요했다고 진술했다. 

    한씨는 "엘리엇 등장으로 삼성이 경영권을 지키느냐, 헤지펀드에 뺏기느냐에 놓인 상황"이었다며 "양사 주주가 합병을 부정적으로 봤다면 처음부터 주가 흐름은 좋지 않았고 주총도 통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씨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개인적인 자문을 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재차 증언했다. 변호인은 '특정 개인의 인식을 위해 자문한다는 인식이 있었나'고 물었고, 한씨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변호인이 '삼성증권 경영권 안정화 자문 제안 문건' 속 '여론 형성 스토리 개발' 등을 표현한 것에 대해 물었고 한씨는 일반적인 용어라고 증언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 승계를 정당화하기 위해 삼성 측이 여론 형성 작업을 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팀장은 "회사가 가진 생각이나, 내부 검토 내용, 검토 방향 이런 것들을 ’스토리‘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며 "메시지 개발도 기존에 있는 것들을 잘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메시지로 바꾸자는 차원에서 쓰는 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