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13년만에 평균 11.9% 인상최대폭인 진라면 86원 인상 그쳐"올릴만 했다"… 원자재값에 인건비까지 '천정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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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뚜기
    최근 밀가루·팜유의 가격이 치솟은 데다 2022년 최저임금안이 9160원에서 결정되면서 결국 오뚜기가 백기를 들었다. 가격 인상 총대를 맨 오뚜기에 이어  하반기부터 연쇄적인 라면 가격 인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다음달 1일부로 진라면을 포함한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한다. 오뚜기의 대표 라면 제품인 진라면(순한맛·매운맛) 가격이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상향 조정되고, 스낵면도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오른다.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품군인만큼 소비자들의 반발이 심할 우려가 나왔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조성된 분위기는 예상과 다르다. 

    가격인상을 억제해오던 오뚜기가 원자재값은 물론 최저임금 등이 큰 폭으로 뛰자 버티지 못했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진라면 5개에 대형마트 가격 2700원대인데 그동안 엄청 쌌던 것"이라며 "올릴만도 하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이용자는 "스타벅스에 사람이 미어터진다"며 "서민음식, 서민음식이라지만 100원에 호들값 떨만큼 서민이 거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오뚜기가 2008년 이후 13년만에 결정한 가격 인상이라는 데서 비롯된 반응으로 보인다.

    오뚜기는 지난 2008년 라면 제품군 가격을 인상한 이래 2010년에는 서민경제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취지로 라면 제품군 가격을 최대 6.7% 인하하기도 했다. 이후 설비 자동화와 원료 및 포장재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 인상을 억제해 왔지만 결국 가격인상 요인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 음식의 대표격인 라면은 단가가 워낙 낮은 탓에 12.6% 상향 조정이지만, 사실상 100원도 되지 않는 86원이 인상된 것이다. 

    또한 오뚜기가 마지막으로 가격을 인상했던 2008년의 최저임금은 3770원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8720원이고, 내년에는 9160원대에서 최저임금이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13년간의 인건비 격차가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최근 3년(2017년 6470원, 올해 8720원)만 해도 34.8%가 올랐고, 13년 전체로 보면 131.3%나 올랐다.

    오뚜기가 가격인상 이유로 들었던 원자재값 가격 역시 최근 들어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 맞다. 블룸버그 주요 식품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소맥과 팜유 국제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71% 올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올해 하반기부터 오뚜기에 이어 다른 업체들까지 연쇄적인 라면 가격 인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미 지난 1분기부터 밀가루·팜유 가격 인상을 감내해 온 상황이어서 경쟁업체들도 생산 원가 부담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감당하긴 어려워 가격을 올릴 것이란 분석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라면의 경우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워낙 센 제품군 중 하나라 제조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최대한으로 꺼려왔지만 현재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단계로 보인다"며 "농심이나 삼양식품 등 다른 업체들 역시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하반기 라면 가격 줄인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