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만 M&A 십수건 성사… 7월에 다수 인수M&A에 인색하던 유통업계, 신성장동력 위해 인수 앞다퉈 유통 M&A 활발해지며 매물도 늘어… 치열한 경쟁 예고
  •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그는 올해 다수의 M&A를 추진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그룹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그는 올해 다수의 M&A를 추진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그룹
    최근 대형 인수합병(M&A) 시장의 중심에 유통업계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들어 신세계그룹, GS리테일 등 유통기업부터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까지 유통기업 M&A에 뛰어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통업계를 겨냥한 매각작업도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비롯된 위기감이 유통업계의 M&A 추진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진됐거나 추진 중인 M&A 건은 양손을 다 써도 꼽기 힘들 정도다. 특히 피크를 찍은 것은 이달 들어서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M&A에 나서는 곳으로 꼽힌다. 메머드급 매물로 꼽히는 이베이코리아를 3조4400억원에 인수하는가 하면 앞선 1월 야구단 SSG랜더스(전 SK와이번스)를 1350억원에 인수했고 4월 패션 플랫폼 W컨셉을 인수하기도 했다. 

    GS리테일은 최근 반려동물 전문몰 ‘펫프렌즈’를 인수했고 이 외에도 배달 플랫폼 요기요 인수전에도 참여한 상황이다. GS그룹 차원에서는 한때 신세계의 인수가 유력했던 보톡스 관련 기업 휴젤 인수를 검토 중이기도 하다.

    이 외에 CJ제일제당이 생명과학정보기업 천랩을 983억원에 인수했고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스테이크 전문점 아웃백을 2000억원대 인수할 예정이다. 동원F&B도 축산물 가공기업 세중을 인수했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인수했고 무신사가 패션플랫폼 스타일쉐어와 29CM의 지분 전량을 사들였다. 가구업계 1위 사업자인 한샘은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되기도 했다.

    이들 M&A가 모두 이달 들어 성사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까지 M&A에 인색했던 유통업계가 이처럼 동시 다발적으로 M&A를 추진한 사례는 역사적으로도 전례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페러다임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부터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해야한다는 유통업계의 위기감에 가속도가 붙었다”며 “신 성장동력 확보에 대한 기대감과 오히려 위기에 사는 것이 가장 쌀 때라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인 패러다임 변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한  업계의 고민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런 분위기 속에서 매물도 잇따라 등장하는 중이다.

    1세대 이커머스 업체로 꼽히는 인터파크는 최근 NH투자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면서 매각작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 요기요 역시 현재 공정위에 매각예고 기간을 연장하면서 매각 흥행을 준비하고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프랜차이즈인 한신포차 논현점이 350억원에 매물로 등장하기도 했다. 

    당분간 유통업계의 달아오르는 M&A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기회로 수많은 신진 사업자들이 급부상했고 이들에 대한 가치의 재발견이 이뤄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M&A보단 직접 사업 진출을 선호하던 유통업계의 분위기도 크게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