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황 및 수용 생활 태도 반영 13일 가석방현금성 자산 112조 실탄 넉넉… 2017년 이후 끊긴 M&A 시동'차량용 반도체-AI' 등 미래 사업 투자 확대 기대감도
  •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이 결정되면서 M&A(인수합병)에 속도가 붙을지 이목이 쏠린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전날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허가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 상황과 사회 감정, 수용 생활 태도 등이 반영됐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올해 1월 18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지난달 말 형기의 60%를 채워 가석방 기준을 충족했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결정으로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풀려나게 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연됐던 주요 경영 현안 해결을 위한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에 관심이 기울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예고한 M&A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삼성은 지난 2017년 미래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차량용 전장분야에서 '하만'을 약 9조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인수한 이후 삼성은 글로벌 대규모 M&A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과 미래 사업 확보를 위해서도 의미있는 M&A가 필수적이다.

    특히 올해는 삼성의 주력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5G와 AI(인공지능), 전장, 바이오 등을 미래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하기 위한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주주총회에 이어 지난달 29일 컨퍼런스콜에서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바탕으로 3년 이내에 의미 있는 인수합병을 진행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현금보유액은 전년보다 7.6% 증가한 112조15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및 AI, 전장 사업 등에서 M&A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업체인 네덜란드 NPX나 독일 인피니언 등이 유력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AI 분야 역시 M&A 추진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AI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자체 연구소를 갖추는 등 AI 분야 개발에 적극적이다.

    이와 함께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 및 5G에 대한 투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업체들이 턱밑까지 따라온데다 애플과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한편 경제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활발한 경영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의 특별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석방은 남은 형기 동안 재범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임시로 풀어주는 ‘조건부 석방’이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나도 특경가법상 5년 취업 제한에 걸려 원칙적으로 경영 현장에 복귀하기 어렵다. 해외 출장 또한 법무부 장관의 별도 승인을 받아야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