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등 경영 현안, 백신 수급 해결 나설 듯수원 본사 및 반도체 생산기지 현장 점검 관측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백신 공급 역할 관심 집중도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등 주요 경영 현안과 함께 백신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한 역할도 보격화된 전망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3일 가석방으로 나온 이후 서초사옥으로 출근해 밀린 업무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복적 연휴 기간에는 자택에서 머물며 별다른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현장 경영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대규모 투자, 인수합병(M&A) 등 실질적인 ‘경영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장 반도체 등 시급한 현안을 챙길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에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후보지는 아직까지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복귀로 투자계획도 한층 구체화 될 전망된다.

    미국 로이터통신은 글로벌 반도체 부족 및 인텔과 TSMC 등 경쟁사가 이미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등 시장 상황에 비춰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조명하며 "170억달러 규모의 첨단 로직칩 생산공장 입지 결정이 이 부회장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지난 2017년 미래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차량용 전장분야에서 '하만'을 약 9조에 인수한 이후 자취를 감춘 M&A 추진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열린 주주총회에 이어 지난달 29일 컨퍼런스콜에서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바탕으로 3년 이내에 의미 있는 인수합병을 진행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국내 사업장 점검도 점쳐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금주 중으로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장이 있는 수원 본사와 반도체 본산지인 화성과 평택 현장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수원 사업장에서는 출시를 앞둔 3세대 폴더블폰 상황을 점검하고 스마트폰 경쟁력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며 반도체 사업장에서는 신축 중인 P3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경영 전략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백신 특사'로서 역할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앞서 지난 13일 청와대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관련해 이례적으로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다"며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들께서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왔다.

    이에 이 부회장이 9월부터 모더나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위탁 생산에 들어갈 예정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본사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부와 국민 기대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백신 공급 협상에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정부가 화이자와 백신 공급을 협상할 때에도 화이자 회장단과 정부 협상단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부회장은 오랜 기간 교류해온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회장이 화이자의 사외이사라는 점을 알고, 휴가 중이던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화이자 회장과 백신 총괄사장을 소개받았고 우리 협상단과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사업차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업 협력과 함께 UAE가 확보한 백신 물량 공유를 논의하는 방안을 논의하려 했다는 소문도 있다. 이 부회장은 같은 달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구속 수감되면서 UAE 출장을 가지 못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 드렸다. 정말 죄송하다"며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