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타이트 지속, 2분기도 어닝 서프라이즈3분기 성수기 추가 개선 전망… 분기 최대 실적 기대'높아진 수익성-재무구조 개선' 기반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도
  • ▲ 효성티앤씨 터키 스판덱스 공장. ⓒ효성
    ▲ 효성티앤씨 터키 스판덱스 공장. ⓒ효성
    글로벌 시장점유율(32%) 1위 효성티앤씨가 스판덱스 호황을 고스란히 누리고 있다. 2분기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전분기에 이어 갈아치운 데 이어 3분기에도 새 기록을 다시 쓸 것으로 보인다.

    신증설 물량 증가에도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타이트한 수급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효성티앤씨의 호실적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강해진 이익 체력으로 재무구조도 개선되면서 중장기 성장을 위한 능력까지 확충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3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효성티앤씨는 연결 기준 매출 2조1420억원, 영업이익 3870억원의 2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1분기 1조6182억원에 비해 32.3% 증가, 지난해 2분기 1조59억원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분기 2467억원에 비해 56.8% 늘어나면서 마찬가지로 지난해 2분기 -82억원을 저점으로 개선세가 지속, 역시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2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2개 분기(2020년 4분기~2021년 1분기) 합산 영업이익 3768억원을 상회한다.

    영업이익률은 18.0%로, 2018년 6월 분할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1분기 15.2%를 넘어섰다. 분할 후 지난해 4분기까지 11개 분기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4.74%다.

    섬유 부문 영업이익이 3660억원으로, 전년대비 3677억원 늘었다. 사실상 주력 제품인 스판덱스에서 대부분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혼용률 상승으로 수요는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증설은 제한적으로 이뤄지면서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전분기 춘절 효과 소멸로 판매량이 약 9% 증가했으며 스판덱스 판매가격은 강한 수요를 바탕으로 34% 올랐다. 반면 주요 원재료인 BDO(부탄다이올) 가격은 5% 상승에 그치면서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효성 측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스판덱스가 들어간 운동복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이 대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수직계열화를 달성한 PTMG(스판덱스 중간재)의 이익기여도 역시 크게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효성티앤씨는 중국과 베트남에 연 24만t 규모의 PTMG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가소비 및 외부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나일론/PET는 구조조정 효과 및 친환경 섬유 '리젠(REGEN)' 등 고수익성 차별화 제품 판매 증가로 증익 추세가 유지되면서 2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이바지했다.

    무역 및 기타 부문 영업이익은 211억원으로, 전년대비 276억원 증가했다.

    석유화학제품 수요 증가와 북미 화학제품 가격 상승으로 무역 부문 이익률이 견고한 수준을 유지했고, 타이어/자동차 업황 개선으로 동나이 타이어보강재 수익이 전년대비 대규모 턴어라운드했으며 취저우 NF3도 신규 고객 확보에 따른 판매량 증가로 견조한 이익을 지속했다.
  • ▲ 중국 내 스판덱스 월별 재고일수 추이. ⓒ하이투자증권
    ▲ 중국 내 스판덱스 월별 재고일수 추이. ⓒ하이투자증권
    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스판덱스 신규 증설로 인한 수익성 하락이다.

    그러나 7월 평균 중국 스판덱스 가동률은 97%로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재고는 4.1일에 불과해 제품 생산에 차질이 있을 정도로 타이트한 수급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 스판덱스 재고일수는 2019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평균 40~50일 수준이었다가 지난해 11월 중순 한 자릿수로 감소한 뒤 유지되고 있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재고일수가 40~50일 수준에서 4일로 줄어들었다는 것은 수요가 공급을 그만큼 앞서고 있다는 뜻"이라며 "향후 수요가 정체되더라도 연간 10배가량의 증설을 소화할 수 있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3분기는 특히 성수기에 들어서는 만큼 타이트한 수급이 이어지면서 판매가격은 더욱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패션업계 1년 매출의 70%가 나오는 4분기를 앞두고 각종 의류제품의 주문과 생산이 8월부터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원재료는 6월 저가 BDO, MDI(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가 반영되며 원가 하락에 따른 추가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6~7월 BDO, MDI 평균가격은 1분기에 비해 각각 -32%, -12% 하락했다. 7월 이후 가격이 점차 반등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분기대비 저렴해 원가 부담이 확연히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스프레드 개선과 더불어 △PTMEG 가격 강세 △비수기(5~7월) 이후 스판덱스 다운스트림 업체들의 가동률 개선 △터키공장 증설 물량 반영 등으로 3분기 영업이익은 또다시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효성티앤씨가 3분기에 매출 2조1653억원, 영업이익 4176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2분기에 비해 각각 1.08%, 7.91% 증가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스판덱스 호시황이 내년 초부터 점진적으로 조정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규 생산능력 거의 없었기 때문에 여전히 타이트한 수급이 지속되고 있지만, 하반기 효성티앤씨 1만5000t을 포함해 11월 중국 Haufeng 5만t, Huahai 3만t, 내년 1월 중국/브라질 공장 4만5000t 등 신규 물량이 순차적으로 유입되는 만큼 수급 여건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다만 이들 증설 규모는 수요가 폭발하기 전에 계획된 것으로, 급증한 수요를 충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의류 수요 회복과 함께 혼용률이 증가하면서 스판덱스 시장 규모는 연평균 10%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스판덱스 비중이 높은 요가복, 운동복 등 기능성 의류들이 패션화된 데다 셔츠, 티셔츠, 보정속옷 등 일반 의류에도 밀착력과 편의성을 위해 스판덱스 혼용률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실내 요가복의 스판덱스 혼용률은 10% 안팎이었으나 일상용 요가복은 20% 이상으로 늘었고, 여성용 속옷 또한 기존 16~20%에서 Ubra 등에는 20~40%까지 쓰인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혼용률 상승에 따른 스판덱스 시장의 구조적 확대, 글로벌 1위로서의 확고한 포지션, 지속적인 해외 증설과 높은 원가경쟁력으로 당장 3분기 호실적 외에 중장기적 관점에서도 긍정적으로 볼 요인들이 너무 많다"고 분석했다.

    한편 스판덱스 수급 타이트 지속으로 과거부터 문제가 됐던 재무건전성과 관련한 리스크는 완전히 제거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201%, 차입금의존도는 59.9%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각각 -225%p, -234%p 하락하면서 분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직전 3년(2018~2020년) 상반기 평균 부채비율은 486%이며 차입금의존도는 평균 329%다.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된 현금창출력으로 지난해 상반기 5739억원에 비해 자본(1조2028억원)이 109% 확충되면서 지표 개선이 이끌었지만, 부채(2조4270억원, -1.05%)와 차입금(7216억원, -57.2%) 역시 감소하면서 채무 부담을 덜었다.

    이동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재무건전성 제고로 불황기를 견딜 수 있는 현금을 확보할 전망이며 중국 경쟁사들의 추가 증설에 대응할 수 있는 대규모 Capex 자금을 축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