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전셋값 0.20% 상승..115주 연속 상승새 임대차법과 대출규제 확대, 입주물량 부족 영향가을 이사철 맞아 추석 이후 전세난 가중될 것
  • 9월 1째주 주요지역 전세가격지수 변동률.ⓒ한국부동산원
    ▲ 9월 1째주 주요지역 전세가격지수 변동률.ⓒ한국부동산원
    #.서울에서 전세로 거주중인 40대 이모씨는 11월 만기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첫째 아이가 내년 초등학교에 들어가야해서 목동 인근으로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전세 물건 자체가 적은데다 대출도 막혀 전세금을 마련할 길이 막막해져서다. 무엇보다 20평도 안되는 방2개짜리 30년된 아파트 전세가 7억~8억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그마저도 빠른 시일내로 계약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기 일쑤다.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전세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새 임대차법의 영향과 대출규제 확대, 공급부족 등으로 전세난이 더 가속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20% 상승했다. 전주와 같은 폭이지만 2019년 이후 11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0.25%)과 서울(0.17%), 지방(0.15%) 등에서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했다. 매물부족 현상과 전세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이 더해지며 전셋값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매물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비사업 이주수요 영향 있는 지역이나 중저가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난해 7월 이후 서울의 전세난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3483만원으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난해 7월(4억9922만원)보다 1억3562만원 올랐다.

    목동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대개 이맘때면 전세 물건이 많이 나오기 마련인데 계약갱신청구권때문에 전세 매물이 씨가 말랐다"면서 "간간히 나오는 물량도 현 시세보다 1억~2억 높게 내놓는데도 며칠만에 거래가 이뤄진다"고 귀띔했다.

    게다가 올해 가을 이사철에는 입주물량도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전국에서 8만3059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약 4000가구 줄어든 수준이며, 최근 5년 동안 두번째로 적은 물량이다.

    이사철이 도래하면서 전세 수요는 늘고 있는데 전세 매물은 부족하고 신규 입주 물량마저 적어 전세난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전세가격 상승률이 지난해 2배 수준까지 올랐다"며 "입주 예정 물량도 지난해보다 약 6만가구 줄어들어 추석 이후 전세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0.31%) 대비 상승폭이 축소된 0.30%를 기록했다. 수도권(0.40%→0.40%) 및 서울(0.21%→0.21%)은 상승폭을 유지했으나 지방(0.22%→0.20%), 5대광역시(0.22%→0.18%) 등에서 상승폭이 소폭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