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공식 서비스, 韓 OTT 지각변동 예고1만6000편 콘텐츠, 저렴한 가격... 넷플릭스 1위 흔들이통사 제휴 분주, 유료방송 점유율 변화 예상토종 OTT업계 사활 모색... 정부 차원 진흥 정책 필요성도
  • ▲ 디즈니+ ⓒ디즈니 코리아
    ▲ 디즈니+ ⓒ디즈니 코리아
    월트디즈니 컴퍼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디즈니+)'가 한국에 정식 출시된다. 글로벌 공룡의 등장에 국내 OTT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12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에 따르면 이날부터 한국에서 디즈니플러스의 공식 서비스에 들어간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Disney)’, ‘픽사(Pixar)’, ‘마블(Marvel)’, ‘스타워즈(Star Wars)’,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스타(Star) 등 디즈니의 6개 핵심 브랜드가 선보이는 영화 및 TV 프로그램 콘텐츠를 제공한다.

    강력한 지식재산권(IP)으로 무장한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입성이 본격화되면서 OTT 시장의 재편이 예상된다. 국내 시장을 꽉잡고 있는 넷플릭스의 유일한 맞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디즈니플러스의 자체 콘텐츠는 1만 6000편으로, 넷플릭스가 보유한 4000여 편의 콘텐츠보다 4배 가량 많다. 전 세계 유료 구독자 수는 약 1억 2000만명이다. 한 회선당 4인 시청 가능한 프리미엄 구독료 역시 디즈니플러스(월 9900원)가 넷플릭스(1만 4500원)보다 저렴하다.

    또한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통신사업자(ISP)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뜻을 밝힌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국내 ISP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를 둘러싼 소송전을 벌이는 것과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디즈니플러스와 손을 잡고 유료방송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와 모바일·IPTV 독점 제휴를 맺으며 시장 우위에 나섰다. KT 역시 디즈니플러스와 모바일 제휴 계약을 맺고 신규 무선 요금제를 내놨다. SK브로드밴드는 애플과 손잡고 인터넷TV 셋톱박스 '애플TV 4K'를 독점 출시한 상태다.

    이통 3사의 유료방송 가입자 수도 변동이 예상된다. 그룹사별로 유료방송 가입자와 점유율을 보면 ▲KT(KT, KT스카이라이프) 31.90% ▲LG유플러스(LG유플러스, LG헬로비전) 25.28%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24.77% 등 순으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가 디즈니플러스의 손을 잡으면서 SK브로드밴드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토종 OTT 업계(웨이브, 티빙, 시즌, 왓챠 등)도 자체 콘텐츠 확보를 위해 투자를 늘려나가며 사활을 모색 중이다. 웨이브는 오는 2025년까지 콘텐츠에 총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HBO맥스와 오리지널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었다. 티빙은 JTBC·네이버와 손을 잡고 2023년까지 유료 가입자 800만명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시즌은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한 채널 차별화와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토종 OTT 업계를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규제 완화 및 육성진흥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OTT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처리 ▲OTT 영상물 사전심의 제도의 자율 등급제 전환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해소 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OTT협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와 관계부처가 마련한 '디지털미디어생태계발전방안'이 1년 6개월간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미디어산업과 시장을 글로벌 OTT에 모두 내준 뒤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정부가 신속히 나서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