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맥 1부셸 40% 증가… 밀 선물 가격 9년 만에 최대치"기후 변화 등으로 밀 가격 상승, 당분간 지속"인건비, 물류비 상승… 가격 인상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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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을 앞두고 먹거리 물가가 전방위적으로 오르고 있는 가운데 제분업계가 가격 인상에 동참할지 주목하고 있다. 국제 밀 시세가 치솟는데다 인건비, 물류비 등 제반비용 상승으로 한계점에 다달았기 때문이다.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소맥(밀)은 1부셸(곡물 중량 단위·1부셸=27.2㎏)에 823달러로 전년 대비 39.1% 상승했다. 밀가루 가격 책정의 기준이 되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도 최근 밀 선물 가격은 9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복합적인 요인으로 밀 가격이 올랐다고 봤다. 지속된 남미지역 가뭄, 미국 내 서리피해, 대두 재고량 감소 등의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물류 대란으로 인한 운송비 상승도 한몫한다.

    미국소맥협회는 "미국 밀 재고량 감소와 추가적 가격상승 기대에 따른 생산자들의 판매지연 등이 미국산 백맥과 강맥의 현물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수출국의 밀 가격 상승이 한동안 지속될 것"라고 봤다.

    연일 밀 가격이 오르며 제분업계의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현재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 대한제분 등은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 주로 수입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올해 3분기 톤(t)당 원맥(밀가루) 수입 가격은 지난해 말보다 6.9% 증가한 292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사조동아원도 1kg당 357원으로 전년 말보다 0.8% 올랐다.

    이 때문에 제분업계가 어느 때보다도 강한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부 소매 유통점에선 CJ제일제당과 사조동아원이 이번주 출고가를 인상한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원맥 기준으로 지난해 11월에 비해 최근 밀가루 가격이 80%이상 오른 상황"이라면서 "제분업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제분업계는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라는 게 공식 입장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가뜩이나 소비가 위축된 분위기에서 가격 인상까지 감행하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제분업계 관계자는 "밀 가격 뿐만 아니라 물류비, 인건비 등 줄줄이 오르면서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내부으로 가격 인상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연초부터 계속된 먹거리 가격 인상이 연말에도 이어지고 있다. 동원F&B가 다음달부터 동참치캔 제품 22종의 가격을 평균 6.4% 인상한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이달 22일부터 품목별로 최대 2000원 올렸다. 같은날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도 제품 가격을 평균 6.2% 인상했다.

    지난달에는 원유 가격 조정에 따라 서울우유가 유제품 가격을 평균 5.4% 인상올렸고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후발 주자들이 가격을 인상했다.

    맥주와 막걸리 가격도 오른다. 하이네켄코리아는 12월부터 편의점에서 맥주 4캔이 1만1000원으로 인상한다. 국순당도 쌀 막걸리 가격을 최대 25% 인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