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조' 가까운 연매출 달성, '글로벌 1위' 수성 예고커진 매출 대비 쪼그라든 영업이익… 실적 괴리감 커져매출 견인 '가전-TV' 사업, '원자재-물류비' 상승 부담10% 넘던 가전 이익률 '한자릿 수' 뒷걸음질… 영업익 직격탄
  • ▲ CES 2022 LG전자 부스 전경 ⓒLG전자
    ▲ CES 2022 LG전자 부스 전경 ⓒLG전자
    LG전자가 지난해 연매출 74조 원이 넘는 신기록을 달성하며 미국 경쟁사 월풀을 넘어 새로운 가전 1등으로 도약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코로나19로 폭발한 가전과 TV 수요를 LG가 흡수하는데는 성공했지만 동시에 예상보다 커진 비용 부담으로 이익률이 낮아져 고심하고 있다.

    11일 전자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기준으로 미국 월풀을 넘어서는 기록을 내며 글로벌 가전 1등이 유력해졌지만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줄며 괴리감을 나타냈다.

    LG전자가 지난 7일 발표한 잠정실적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연간 매출액은 74조 7219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3조 86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매출 효자 사업인 생활가전과 TV 사업에서 역대급 수준의 매출을 내고도 그에 준하는 이익을 거두지 못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잠정실적을 통해서는 아직 사업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가 생활가전 사업에서만 27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V 사업에서도 17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해 사실상 이 두 사업에서만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영업이익이다. 생활가전 사업에서는 2조 원 초반대 영업이익을, TV 사업에선 1조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활가전은 지난 2020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소폭 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되며 TV 사업은 전년도인 2020년보다는 이익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익률로 보면 매출과의 실적 괴리감이 보다 드러난다. 지난 2020년 1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은 지난해 8%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가전 수요가 폭발한 첫 해인 지난 2020년 어렵사리 끌어올린 영업이익률이 다시 한자릿수로 내려오게 되는 셈이다.

    TV사업도 영업이익률 측면으로 보면 전년 대비 성적이 좋지 않다. 7%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던 2020년에 비해 거의 1% 가량 이익률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LG가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세우고도 큰 이익을 보지 못한데는 아무래도 코로나19 영향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가전과 TV를 새로 구매하려는 수요도 폭발했지만 그만큼 비용 소모도 커져, 팬데믹이라는 동일한 상황을 두고 희비가 엇갈린 모습이다.

    우선 생활가전 사업에선 원자재 값과 물류비 상승 부담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팬데믹 발생 초기부터 각 국 생산공장 셧다운이나 인력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며 원자재 수급에 비상이 걸렸는데 이 여파가 지난해까지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도 이 같은 비용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는게 또 하나의 위험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 발생으로 팬데믹 상황이 이어지고 추가적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곳들이 다시 발생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TV는 지난해 결정적으로 LCD 패널 가격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연말까지도 이 패널 가격 영향이 TV 사업부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가전과 마찬가지로 TV도 지난해 물류비 부담은 여전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올해도 견조한 수요와 함께 비용 부담이 지속적으로 LG전자 실적을 웃고 울게 할 가능성이 크다. 한번 몸집을 키운 매출은 프리미엄 가전과 올레드TV와 같은 고가 제품 판매 확대로 더 규모를 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 첫 해만 못한 영업이익률 구조 또한 이어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