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적자 주류부문 5년만에 흑자전환 성공소주 매출 줄었지만 전 주류 매출 성장 전환올해 제품 리뉴얼로 MZ세대 공략… OEM도 강화
  • 롯데칠성음료의 아픈 손가락인 주류부문이 모처럼 어깨를 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주류업계 전반적인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나홀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롯데칠성 주류부문이 연간 흑자를 기록한 것은 5년만이다.

    유흥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신제품과 일찌감치 수제맥주 주문자생산(OEM) 전환 및 MZ세대를 공략한 신제품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주류부문은 지난해 매출 672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3%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5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률은 3.6% 규모다. 

    이런 실적은 이례적이다. 지난 2017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왔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소주, 맥주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주류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이 부진을 면키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유흥시장이 침체를 면치 못하면서 매출 부진을 면키 어려웠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역시 지난해 소주의 매출이 전년 보다 2.4% 감소했지만 다른 주류의 판매가 이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맥주 매출이 14.5% 증가했고 청주와 와인 매출이 각각 5.1%, 34.4% 늘었다. 스피리츠의 매출도 35.8%의 성장률을 보였다. 여기에 수제맥주 OEM으로 벌어들인 300억원을 포함하면 소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반등한 것.

    이런 주류부문의 성장에는 다양한 신제품 영향과 함께 가정용 시장 강화 전략이 주효했다. 지난해 유흥용 매출은 9.7% 감소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가정용 매출이 16.5% 신장하면서 이를 만회한 것. 

    주류부문의 노력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처음처럼 PET 리뉴얼 및 250ml, 500ml 등의 용량을 새롭게 확대했고 맥주 ‘클라우드’의 리뉴얼 및 ‘클라우드 생 드레프트’의 신규 PET 제품 출시 등 가정용 시장을 위한 제품 개선이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MZ세대를 겨냥한 RTD(Ready To Drink) ‘순하리 레몬진’ 및 알코올 탄산음료 ‘하드셀처’ 등의 신제품 출시도 지난해 이뤄졌다. 

    가장 주효한 것은 수제맥주 OEM 확대에 따른 공장가동률의 개선이다. 지난 2020년 21%에 불과했던 맥주공장의 가동률은 지난해 기준 31%로 상승했다. 강릉, 청주 소주공장 통합에 따라 강릉 공장의 가동률이 56%에서 71%까지 확대되는 등 구조적인 효율성도 개선됐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클라우드 생 드레프트’ 신제품의 매출이 300억원을 기록했고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청주의 매출이 반등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 주류부문 이런 분위기를 올해도 이어나가겠다는 포부다. 먼저 올해 상반기 병 및 소주 PET 제품의 리뉴얼이 예정돼 있고 이에 따른 신규 광고도 론칭했다. 하반기에는 MZ세대 차별화를 위한 제품 보강도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수제맥주 OEM은 더욱 강화된다. 올해 수제맥주 OEM 매출 목표는 500억원이다. 이 외에도 2분기 중 ‘청하 스파클링’, 고급 청주 리뉴얼을 비롯해 RTD 시장의 용량 확대 및 유흥채널 공략도 강화한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업용시장 축소기조가 일단락 됐으면 관련된 효과가 외형성장으로 가시화됐다는 측면이 긍정적”이라며 “향후 시장성장에 따른 가동률 추가 상승시 레버리지효과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