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 주주정책에 정유경 총괄사장 지분 눈길모친 이명희 회장에 증여받은 신세계 지분 증여세 800억원대주가 상승하더라도 단기간 매각 않으리란 관측도
  • ▲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신세계
    ▲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신세계
    신세계그룹의 패션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하면서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의 행보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분 15.14%를 보유한 2대주주이기 때문이다. 통상 액면분할은 주식의 유동량을 늘려 주가를 부양하는 호재로 해석된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 2020년 모친 이명희 명예회장에 증여받은 신세계 주식에 대한 증여세를 내야하는 상황.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부양에 나서는 배경을 두고 정 총괄사장에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23일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3월 23일 정기 주주총회에 주식 5대 1의 액면분할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1주가 1000원의 5주로 분할되면서 발행 주식 총수는 714만주에서 3570만주로 늘어난다. 

    이 경우 주식이 나눠지는 만큼 1주당 가격은 5분의 1로 감소하고 시가총액은 동일하게 유지돼야 하지만 실제로는 시총의 상승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1주의 가격이 감소하는 만큼 거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상 기업의 주식 액면분할은 호재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올해를 기점으로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을 펼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지난해 결산배당금을 지난해보다 26% 올린 보통주 1주당 1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하는가 하면 연간 영업이익 1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정책을 확정했다.

    이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부양 정책에 정 총괄사장이 눈길을 끄는 것은 그의 증여세 때문이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 2020년 이 회장으로부터 신세계의 지분 8.22%를 증여받으면서 800억원이 넘는 증여세가 부과 받은 바 있다. 이로 인해 정 총괄부사장은 신세계의 주식 90만주를 용산세무서에 납세담보로 제공된 상황이다. 

    5년간 나눠 증여세를 내는 연부연납에도 불구하고 정 총괄부사장의 부담은 적지 않다. 지난해 정 총괄부사장이 한국증권금융에 신세계 주식 30만주를 담보로 400억원을 대출한 배경에도 증여세 납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증여세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보유지분 매각이 불가피한데, 신세계그룹에서 정 총괄사장이 보유한 주식은 신세계를 제외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유일하다.

    실제 그의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지난해 증여세 납부를 위해 보유 중이던 광주신세계의 지분을 전량 신세계에 매각한 바 있다. 

    문제는 매각 당시 높은 주가를 형성하던 광주신세계와 달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9년 4월 33만원까지 치솟았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는 지난 22일 종가기준 14만7500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주친화정책에도 정 총괄사장이 단기간 내 지분을 처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현시점에 정 총괄사장이 단기간 내 매각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담보로 잡히지 않은 신세계 주식이 있는 만큼 추가 담보대출로 증여세의 연부연납을 해결하며 시기를 가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