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S&D, 지난해도 순손실…자본잠식률 79.9%로 상승흑자구조 개선 못하면 내년에는 완전자본잠식 가능성AK홀딩스도 적자 이어지면 계열사 지원 부담 커져
  • ▲ AK플라자 광명점.ⓒ뉴데일리DB
    ▲ AK플라자 광명점.ⓒ뉴데일리DB
    애경그룹이 유통 계열사 에이케이에스앤디(AKS&D)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백화점 업계가 빠르게 실적을 회복하고 나선 것과 별개로 AKS&D가 운영하는 AK플라자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AKS&D는 완전자본잠식을 피하기 힘든 상황. 문제는 모회사인 AK홀딩스가 이를 지원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AK홀딩스 역시 적자가 이어지며 계열사 지원에 나설 여력이 거의 남지 않아 상당한 고민을 이어갈 전망이다.

    28일 AK그룹에 따르면 AKS&D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79.85%에 달한다. 전년 말 자본잠식률 67.9%보다 크게 악화된 것. 

    AKS&D가 지난해 27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이 주효했다. AKS&D는 지난해 매출 2267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신장했음에도 영업손실은 247억원으로 전년 보다 적자가 커졌다. 순손실 규모만 본다면 전년보다 적자폭이 줄었지만 이미 악화된 재무상황에서 고스란히 자본잠식률의 증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자본잠식이란 쌓인 결손금이 이익잉여금을 마이너스로 만들어 납입자본보다 자본이 줄어든 상태를 말한다. AKS&D는 지난해 말 기준 2256억원 규모의 자본금 중 455억원만 남아있다. 

    앞으로도 이같은 규모의 적자가 이어진다면 AKS&D는 적어도 내년에는 완전자본잠식으로 진입한다. 납입자본을 다 쓰고 빚만 남은 상태가 된다는 이야기다. 그런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는 그룹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모회사인 AK홀딩스가 유상증자를 통해 납입자본금을 늘리는 것이다. 이후 무상감자를 통해 결손금을 줄이는 과정도 필요하다. 실제 애경그룹의 항공계열사 제주항공은 지난해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결손금의 부담을 해소한 바 있다. 당시 AK홀딩스는 제주항공의 21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중 900억원에 대해 참여했다. 

    문제는 AK홀딩스에 여력이 거의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AK홀딩스 역시 지난해 18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 제주항공 유상증자 참여 과정에서도 AK홀딩스가 보유한 제주항공의 주식 8.63%를 담보로 차입을 받아야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AKS&D에 대한 그룹의 지원은 주로 대출 담보 제공의 형태로 이뤄지는 중이다. AKS&D는 지난해 10월 계열사 애경자산관리로부터 애경산업과 제주항공의 주식을 담보를 제공받아 약 180억원 규모 대출을 일으켰고 지난 1월에는 애경홀딩스로부터 애경산업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받아 7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진행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대출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AKS&D는 지난해 10월 AK플라자 광명점을 신규 출점한데 이어 올해 중 금정점을 새롭게 출점할 예정이다. 신규 출점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부담은 여전히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이 백화점 매출 신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비교적 명품에 취약했던 AK플라자는 별 다른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며 “AK플라자 대표가 1년만에 교체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AK홀딩스 측은 “현재까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상증자 등은 검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