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베트남법인 3200억 추가 투자비대면 문화 확산, IT기기 수요 증가 영향LG이노텍 시장 진출 공식화… 점유율 경쟁 돌입
  • 부품업체들의 플립칩-볼그리드 어레이(FC-BGA) 투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LG이노텍이 FC-BGA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삼성전기와의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기도 대규모 투자에 이어 또 다시 보완투자에 나서며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베트남 법인에 3211억원을 대여한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패키지 기판 투자재원으로 사용된다.

    앞서 삼성전기는 지난해 말 베트남 생산법인에 FC-BGA 생산 설비 및 인프라 구축에 8억51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삼성전기의 FC-BGA 관련 베트남 법인에 투입되는 자금은 총 1조3348억원에 달한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으로, 반도체 패키지기판 중 제조가 가장 어려운 제품으로 꼽힌다. 고성능 및 고밀도 회로 연결을 요구하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 처리장치)에 주로 사용된다.

    삼성전기는 이번 투자를 통해 반도체의 고성능화 및 시장 성장에 따른 패키지기판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 네트워크 등 고부가 제품 시장 선점을 위한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노트북, PC, 서버 등의 수요가 늘면서 FC-BGA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자 국내 부품기업들도 앞다퉈 투자를 늘리며 수요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FC-BGA는 서버·네트워크 등 고속 신호처리가 필요한 다양한 응용처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장기적으로 연간 1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모바일·PC용도 고다층·대형화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 2026년까지 FC-BGA 수급 상황이 타이트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덕전자도 FC-BGA를 신성장 사업으로 육성 중이다. 지난해 3분기부터 FC-BGA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올해는 전사 매출의 13% 수준인 15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이노텍도 최근 FC-BGA 반도체 기판 시설과 설비에 413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며 FC-BGA 사업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LG이노텍의 FC-BGA 관련 매출은 오는 2024년 이후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LG이노텍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판 사업 역량을 활용해 FC-BGA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미 LG이노텍은 FC-BGA와 제조 공정이 유사한 무선주파수 패키지 시스템(RF-SiP)용 기판, 5G 밀리미터파 안테나 패키지(AiP)용 기판 등 통신용 반도체 기판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고성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사용되는 플립칩 칩스케일 패키지(FC-CSP) 기판 분야에서도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LG이노텍의 FC-BGA 사업 진출로 삼성전기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국내를 대표하는 부품업체지만, 시장에서 경쟁하는 제품군은 크지 않았다. 카메라모듈도 LG이노텍은 고객사가 애플에 쏠린 반면 삼성전기는 계열사 삼성전기와 샤오미 등 중화권을 주요 고객사로 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FC-BGA 선두업체인 일본과 신코는 신규 투자를 PC 영역보다 서버, 네트워크에 주력할 전망"이라며 "종전의 PC향 시장은 삼성전기, 대만의 유니마이크론 그리고 LG이노텍간의 점유율 경쟁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