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기판 중요성 언급, 'SoS' 용어 만들어주력사업 시장 'IT제품→전장·클라우드' 전환"내부 검토 중인 신사업 3~4개 있다"… 연내 공개서버, 네트워크, 하이엔드 PC 중심 새로운 고객 확보 자신감도
  • ▲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이성진 기자
    ▲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이성진 기자
    장덕현 삼성전기 신임 사장이 반도체기판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과거 반도체산업의 보조재 역할에 머물렀던 패키징 기술을 시스템화 하는 '시스템 온 서브스트레이트(System on Substrate)'라는 새로운 용어를 공개했다. 또 내부적으로 3~4개의 신사업을 검토중이라며 연내 공개 의사를 밝혔다.

    장 사장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49기 삼성전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 "주력 사업군을 서버·클라우드와 전장 등 신시장으로 확대해 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반도체기판, 카메라모듈 등 3대 주력 사업군이 기존에는 IT제품 위주였다면, 이제는 서버·클라우드와 전장 등 두 가지 성장축으로 삼아 더욱 발전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자동차의 경우 MLCC와 카메라모듈, 반도체기판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장 사장은 반도체기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 사장은 "최근 패러다임이 반도체기판 위에서 모든 시스템이 플랫폼되고 있는 만큼 'SoS(System on Substrate)'라는 용어를 새로 만들었다"며 "서버, 네트워크, 하이엔드 PC 중심으로 상당히 많은 고객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반도체기판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지난해 말 베트남 생산법인에 FC-BGA 생산 설비 및 인프라 구축 투자에 1조원 규모를 투입한데 이어 지난달에도 3211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이에 삼성전기의 FC-BGA 관련 베트남 법인에 투입되는 자금은 총 1조3348억원에 달한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으로, 반도체 패키지기판 중 제조가 가장 어려운 제품으로 꼽힌다. 고성능 및 고밀도 회로 연결을 요구하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 처리장치)에 주로 사용된다.

    삼성전기는 베트남 패키지기판 공장을 조기 안정화하고, 고객의 니즈에 선행 대응해 글로벌 고객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등 지속적으로 패키지기판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장 사장은 "고객들과 협의하며 생산능력(CAPA)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장 사장은 "서버, 클라우드, 전장향 수요는 꾸준한데 반해 IT 모바일은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공급망 이슈 등으로 경영환경 자체가 우호적이지 않지만 시장 성장률보다 높은 성장률을 갖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카메라모듈 점유율이 경쟁사 대비 낮은 상황인 것과 관련해서는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면서 자율주행 카메라모듈 시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모듈사업 외에도 렌즈와 액츄에이터 기술 내재화로 사업구조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주총에는 제무재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부의한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사내이사에는 장 사장을 비롯해 김성진 삼성전기 경영지원실장이 새로 선임됐으며, 사외이사에는 이윤정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사회 의장을 맡은 김두영 삼성전기 부사장은 "지난해는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로 팬데믹이 장기화됐고, 미중 무역 갈등, 반도체 수급 불안 등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많았다"면서도 "그러나 재택 근무, 원격 수업 등 비대면 생활이 확대되며 PC, 서버 등 관련 세트가 성장했고 스마트폰, 자동차의 잠재 수요가 개선되며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서는 등 부품 시장은 예상보다 견조 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ESG도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경영활동 및 전략과 연계해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에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된 이윤정 변호사가 환경 전문가인 만큼 삼성전기의 ESG 경영 추진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변호사는 영국 런던대학교 동양아프리카대학(SOAS)에서 환경법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환경부 고문변호사·지속가능발전위원, 한국환경법학회 부회장 등을 지낸 바 있다.

    김 부사장은 "올해 글로벌 경제는 플러스 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인플레이션, 공급망 차질 등으로 쉽지 않은 경영환경이 예상된다"며 "지난해 성장을 주도했던 스마트폰, PC 등의 성장 둔화가 예상되지만 서버 시장 및 전기차 등 자동차 시장 성장으로 삼성전기에게 있어 기회 요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