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주식 10대 1 액면분할로 주식 수 크게 늘어 빙그레 3세 기업, 김호연 회장 슬하 3남매가 소유 중주식 배당 및 액면분할, IPO 위한 준비작업으로 해석
  • 빙그레 3세가 소유한 기업인 제때(구 케이엔엘물류)가 기업공개(IPO) 수순을 밟고 있다. 매년 주식 배당을 통해 주식 총수를 늘려오던 이 회사가 지난해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을 12배 이상 늘렸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제때가 본격적인 IPO를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제때는 지난해 5월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 총수를 10배 늘렸다. 기존 68만4082주였던 총 주식을 10대 1 액면분할을 통해 684만820주로 늘린 것. 앞서 제때는 주식 배당을 통해 총 11만8724주를 주주들에게 배당한 바 있다. 

    지난해 초 56만5358주인 제때의 주식 총량이 1년만에 1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액면분할을 제외해도 제때는 주식 배당을 통해 꾸준히 주식을 늘려왔다. 5년 전인 2017년 기준 제때의 주식 총 수는 27만1708주에 불과했다.

    이 경우 기존 주주에게 배당 및 액면분할이 이뤄진 만큼 지분은 변치 않는다.

    제때는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장남 김동환 빙그레 구매부서 부장이 33.34%의 지분을, 장녀 김정화 씨와 차남 김동만 씨가 각각 33.33%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기업가치를 고려했을 때, 비상장사의 주식 총량 증가는 지분이나 기업가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유통이 제한된 비상장사인 탓이다. 때문에 비상장사가 주식 총량을 늘리는 것은 IPO를 고려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통상 비상장사의 주식 액면분할은 상장 과정에서 주식 총량을 늘려 1주당 액면가격을 낮추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주식의 분산 요건을 충족시키면서 유통주식 수를 늘리고 주당 투자비용을 낮춰 공모 과정에서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공모 과정의 흥행을 노린 사전 작업이라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비상장사들은 대부분 IPO 이전에 주식의 액면분할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상장신고서를 제출한 마켓컬리는 지난 2019년에 50대1을 진행했고 상장 준비 중인 현대L&C도 지난해 30대1의 액면분할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제때 측은 상장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제때 관계자는 “현재 IPO 관련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빙그레 3세의 개인 기업인 제때가 상장에 나서리라는 것은 꾸준히 제기되던 시나리오 중 하나다. 빙그레 3세 중 누구도 빙그레의 지분을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빙그레는 김호연 회장이 36.75%의 지분을 보유했고 김구재단과 재단법인 현담문고가 각각 2.03%, 0.13%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제때 역시 빙그레의 지분 1.99%를 지니고 있다.

    향후 승계구도를 고려하면 3세가 빙그레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 필요한 상황. 그런 의미에서 제때는 늘 승계의 지렛대로 꼽혀왔다. 제때는 냉장·냉동차량을 통해 빙그레의 냉장·냉동 운송을 맡아 꾸준히 성장해온 기업이다.

    특히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이후 빙그레 매출 의존도는 29.3%로 전년 대비 3.5%P 증가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