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4.4→3.6% 하향… 석달 만에 0.8%p↓러-우전쟁 여파 첫 반영… 러 -8.5%·우 -35.0%中성장둔화·긴축통화정책·인플레 등도 하방위험최악의 시나리오에선 내년 2.0%까지 곤두박질韓 성장률도 0.5%p↓… 물가는 4.0%로 0.9%p↑
  • ▲ 경기 침체.ⓒ연합뉴스
    ▲ 경기 침체.ⓒ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가 3.6% 성장에 그치며 회복세가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 들어 석달 만에 성장률 전망치를 0.8%포인트(p)나 하향 조정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반영한 IMF의 첫 전망이다. IMF는 전쟁 악화로 공급망 훼손,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등이 겹치면 최악에는 내년 2.0%까지 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도 성장률이 2.5%로 내려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0%로 예상됐다.

    ◇美 3.7%·中 4.4%·유로존 2.8% 예상… 러-우 전쟁 '직격탄'

    IMF는 19일 세계경제전망(WEO)을 수정·발표했다. IMF는 매년 4·10월 2차례 각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 뒤 1·7월 수정보고서에서 주요국 위주로 전망치를 조정한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6%로 수정했다. 올 1월 전망치(4.4%)보다 0.8%p 낮춰잡았다. 1월에 0.5%p 내려잡은 지 석달 만에 다시 더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한 것.

    IMF는 러-우 전쟁, 긴축적 통화·재정정책 가속, 중국 성장 둔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을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 요인으로 꼽았다.

    그룹별 전망을 보면 선진국은 3.3% 성장을 점쳤다. 종전보다 0.3%p 내려잡았다. 미국은 3.7%(-0.3%p), 유로존은 2.8%(-1.1%p), 영국 3.7%(-1.0%p), 일본 2.4%(-0.9%p), 캐나다 3.9%(-0.2%p) 등이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에너지가격 폭등과 공급망 훼손 악화 등으로 말미암아 큰 폭으로 내렸다.

    신흥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곡물가 상승과 수입수요 감소 등으로 성장률이 하락했다. 러시아는 마이너스(-)8.5% 역성장이 전망됐다. 11.3%p 급락했다. 전장으로 변한 우크라이나도 -35.0% 역성장이 예상됐다. 지난해 10월 전망치를 기준으로 38.6%p나 하락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4.4%(-0.4%p)로 전망됐다. 지난달 열린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 당국이 제시한 올해 성장 목표 '5.5% 안팎'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올 1분기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은 4.8%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당국이 상하이 등의 대도시를 전면 또는 부분 봉쇄하면서 생산·소비·투자·실업 등 각종 지표가 악화했다. 문제는 봉쇄 조치 여파가 2분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거라는 점이다.

    반면 일부 산유국은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성장률이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7.6%로 1월(4.8%)보다 2.8%p 상향 조정됐다.

    소비자물가는 선진국은 1.8%p 오른 5.7%, 신흥국은 2.8%p 오른 8.7%로 전망했다.

    IMF는 전쟁 악화와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을 하방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전쟁 악화로 글로벌 공급망 훼손, 물가상승 등 직접효과는 물론 러시아의 채무 불이행에 따른 대차대조표 위험 등 간접효과도 확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난민에 따른 사회적 불안과 코로나19 재확산, 금리 인상과 부채부담 증가 등의 위험도 상존한다고 봤다.

    IMF는 내년 성장률도 3.6%로 1월(3.8%)보다 0.2%p 내려잡았다. 다만 공급망 훼손,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긴축적 통화정책 등으로 최악에는 2.0%까지 하락하는 부정적 시나리오도 함께 제시했다.

    IMF는 러-우 전쟁으로 더욱 악화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려면 긴축적 통화정책이 요구되지만, 경기 회복 필요에 따라 각국의 여건에 맞는 섬세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 ▲ 주요국 성장 전망 조정폭.ⓒ기재부
    ▲ 주요국 성장 전망 조정폭.ⓒ기재부
    ◇韓, 성장률 0.5%p↓·물가 0.9%p↑

    IMF는 올해 한국이 2.5% 성장할 거로 내다봤다. 종전(3.0%)보다 0.5%p 내렸다. 이번 전망은 지난달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제시한 2.5%와 같다. 지난 2월 이후 전망치를 내놨던 한국은행·투자은행(IB) 평균(3.0%)과 또 다른 신용평가사 피치·무디스(2.7%)보다는 낮다.

    내년 전망치는 2.9%를 유지했다. 기획재정부는 IMF 미션단의 기고문을 인용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한국은 상대적으로 회복력이 있어 보인다"고 긍정 평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2020~2022년 평균성장률(%)이 1.85%로 미국(1.92%)에 이어 2위, 내년 성장률 전망치까지 포함하면 4년간 2.11%로 미국(2.02%), 캐나다(1.42%), 독일(1.02%), 프랑스(0.67%) 등 주요 7개국(G7)을 웃돈다고 자평했다.

    다만 일각에선 유로존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직접 사정권에 들며 올해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커진 상황에서 기재부가 평균성장률을 들어 G7을 앞설 거라고 자평하는 게 유의미한 분석인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한 경제전문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영향은) 우리나라는 간접적, 2차적이라고 봐야 한다"며 "대만이 중국하고 미사일 쏘는 상황을 그려본다면 이번 (우크라)사태는 훨씬 간접적"이라고 말했다.

    IMF는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0%로 예상했다. 지난달 29일 발표한 연례협의 결과보고서에서 제시한 3.1%보다 0.9%p나 올려잡았다. 주요국에 비해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말미암은 유가 상승 등의 영향이 유류세 인하 등의 노력으로 일부 상쇄됐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