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자체 개발 M2 프로젝트 참여1조6천억 투자하며 주력사업 발돋움애플 공급 늘리며 삼성전자 의존도 감축 탄력
  •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애플의 차세대 PC용 프로세서 'M2'에 반도체 패키지 기판 공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대규모 투자에 돌입한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중심으로 사업다각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애플이 자체 개발한 PC용 프로세서 M2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해 협업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은 현재 M2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 맥북 등 PC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출시 일정에 맞춰 삼성전기가 프로세서 핵심 부품인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애플 M2 프로세서가 탑재된 맥북과 아이패드는 올해 출시될 예정이다.

    반도체 패키지기판은 고집적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부품이다. FC-BGA는 제조 난도가 가장 높은 고집적 반도체 패키지 기판으로, 고성능·고밀도 회로 연결이 필요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 처리장치(GPU)에 주로 적용된다.

    앞서 삼성전기는 애플이 2020년 처음 공개한 PC용 프로세서 'M1'에도 FC-BGA 기판을 공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M2 프로세서가 애플 제품 대부분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기의 FC-BGA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12월 베트남에 FC-BGA 생산 설비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1조300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달 부산에 FC-BGA 공장 증축을 위해 3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 바 있다.

    이번 증설 투자는 오는 2023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으로, 2024년부터 매출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예정이다.

    FC-BGA는 서버·네트워크 등 고속 신호처리가 필요한 다양한 응용처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장기적으로 연간 1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모바일· PC용도 고다층·대형화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 오는 2026년까지 FC-BGA 수급 상황이 타이트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추가적인 생산능력(CAPA) 증설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 및 수급현황을 면밀히 분석해 적절히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삼성전기는 그간 PC용 FC-BGA 시장에 주력했지만, 최근 서버용 FC-BGA 시장 진출도 선언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1월 진행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고부가 서버용 기판과 관련해 제품 개발을 진행 중에 있으며 올 하반기 양산 일정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베트남 투자건과는 별개로 시양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향후 확보될 트랙 레코드를 기반으로 사업확대를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광수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는 패키지기판용 대규모 투자의 주요 수요처가 서버·네트워크 산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향후 매출 구성도 IT 제품 의존도를 축소하고 성장 산업향 매출이 지속 증가하며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기가 FC-BGA를 중심으로 애플 등 글로벌 기업향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자 의존도도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매출 중 삼성전자 비중이 28.6%, 전년 대비 6.6%p 줄었다.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30% 아래로 내려온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지난 2019년 44.3%와 비교하면 15.7%p 감소했다. 이는 중국 샤오미에 대한 매출 비중이 빠르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은 삼성전기 대표이사 재임 시절 "한 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그 기업이 나빠졌을 때 휘둘릴 수 있다"며 "삼성전자 의존도를 향후 20% 미만으로 가져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