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세계반도체연합 가입차량용 반도체 솔루션 분야 진출 모색인수 6년차, '하드웨어→솔루션' 사업 중심 축 변화차량용 반도체 분야 M&A 추진 등 향후 하만 활용 여부 촉각
  • ▲ CES 2022에 소개된 하만 ExP ⓒ하만
    ▲ CES 2022에 소개된 하만 ExP ⓒ하만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전장사업 자회사 하만(Harman)을 본격 활용한다. 하만도 하드웨어 중심에서 차량용 솔루션 사업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차원으로 반도체 연합에 가입해 활동 반경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자회사인 하만은 최근 세계반도체연합(GSA)에 신규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만에서 솔루션사업을 진행하는 하만 DTS(Digital Transformation Solutions) 조직도 이 연합에 가입했다.

    세계반도체연합은 펩리스업체들의 주도로 형성된 반도체 분야 협업체로 현재는 반도체업계 전반이 참여하는 그룹으로 확장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을 비롯해 인텔, 퀄컴, 마이크론 등 500여개 업체가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업계 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서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이 연합체에 새로운 회원사로 속속 참여하는 분위기다. 특히 자동차가 점차 전장화되면서 완성차업체들은 물론이고 하만과 같은 차량용 전장회사들도 이 연합에 가입해 정보 교류와 협업 체계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GSA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해 '자동차'를 주요 협업 분야로 두고 관련업체들이 협업 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는 플랫폼을 따로 두고 있을 정도다. 하만은 이 플랫폼에 참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GSA에 가입했다고 볼 수 있다.

    데이비드 오웬스(David Owens) 하만 DTS 부사장은 "GSA 회원이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이 제휴를 통해 우리는 스마트 제품 엔지니어링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자동차 그룹에 참여해 새로운 반도체 활용공간이 될 분야에 대한 생각과 리더십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만은 이처럼 반도체 연합에 가입할만큼 기존 하드웨어 중심 전장사업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분야를 집중 육성해 미래차 시장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벌써부터 업계에선 자동차가 스마트폰을 대체해 모든 정보가 모이는 중심이 될 것이라는 데에 기대를 걸고 있고 이를 위해선 차량에 탑재하는 반도체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게다가 차량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 또한 점차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하만은 삼성이라는 든든한 반도체 기업을 모회사로 두고 있어 공급 문제에 있어선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이를 기반으로 하만은 삼성과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 하만이 최근 무엇보다 디지털 솔루션 분야에 역량을 모으고 있는 것도 전기차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는 흐름을 선두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모회사인 삼성과의 시너지 작업에 선제적으로 나서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지난 2017년 하만을 인수한 삼성은 벌써 인수 6년차를 맞았지만 돋보이는 시너지가 없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아직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양사의 대표적 합작품인 '디지털 콕핏'도 코로나19 이후 얼어붙은 완성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소폭 떨어졌고 신규 고객을 발굴하는데 양사의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도 하만을 적극 활용하면서 양사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코로나19 이후 품귀현상을 빚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은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준비하고 있다고 공언한 바 있는데 하만과 함께 전장과 차량용 반도체 등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만은 이에 대비해 반도체연합체에 가입해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협업할 수 있는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해당 업계에서 잠재적인 매물도 살필 수 있다. 얼마 전 하만이 독일 증강현실(AR) 기술 기업인 '아포스테라'를 인수한 것처럼 직접 인수 주체로 나서 중소규모 딜은 직접 진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