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2015년 강등 이후 2703일만에 'BBB+' 부여'경쟁력 회복' 수주잔고 7조 규모…6년치 먹거리 확보꾸준한 외형성장 '원자재 쇼크'도 피해… 수익성도 '낙관'
  • ▲ 서울 강남구 소재 동부건설 사옥 코레이트 타워. ⓒ동부건설
    ▲ 서울 강남구 소재 동부건설 사옥 코레이트 타워. ⓒ동부건설
    2016년 10월 회생절차를 종료한 동부건설이 마침내 '주홍글씨'를 씻어냈다. 회생절차 종결이후 회복된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7년 4개월 만에 유효 신용등급을 획득했다. 수주잔액이 7조원을 웃돌면서 중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30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최근 동부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BBB+(안정적)'로 상향 조정됐다. 2014년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에 따라 이듬해 1월 'D등급'으로 강등된지 2703일만이다. 'D등급'은 채무불이행 상태라는 뜻으로 'AAA'부터 시작하는 신용등급중 가장 낮다.

    배영찬 한기평 실장은 "양호한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중장기 매출 기반을 확보한점, 투자확대에도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지속할 전망인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동부건설은 대규모 토목·플랜트 시공 경험과 주택 브랜드 '센트레빌'의 인지도, 재무적 투자자(FI)인 한국토지신탁과의 사업 시너지 등에 힘입어 2016년 회생절차 종료이후 수주경쟁력을 빠르게 회복했다.

    국내 신탁업계 1위인 한토신은 키스톤PE와 함께 펀드를 조성해 동부건설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키스톤에코프라임은 지난해말 기준 동부건설의 지분 56.81%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호남고속철도(1019억원), GTX-C노선(3156억원) 등 대형 토목 및 인천 검단신도시(2115억원), 영종하늘도시 주상복합(4011억원) 등 대형 민간건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3조1000억원의 신규수주를 기록했다.

    분기보고서 분석결과 1분기 기준 계약 잔액은 7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5조43억원에 비해 41.8% 증가하면서 2016년 1조3971억원 이후 6년 연속 불어났다.

    1분기 계약잔액은 1분기 매출 2818억원 기준 25개 분기를 웃도는 규모다. 6년이상의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해 둔 셈이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통 건설사들은 연 매출의 3배 수준의 수주잔고만 보유해도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며 "이를 고려하면 동부건설은 상당기간 고성장을 예약해 둔 상태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무엇보다 건설명가의 부활이라는 관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예전 위상을 회복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메이저 건설사 레벨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덧붙였다.

    1분기 기준 회생절차기간인 2015년 당시 자본총액이 233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으나 자구계획 이행과 기술력 및 영업력 유지를 통해 올해(5757억원)까지 8년 동안 꾸준히 확충되면서 재무완충력이 향상됐다.

    실제 차입금(2666억원, +42.8%)과 부채(7528억원, +32.5%) 규모가 지난해보다 증가했지만, 늘어난 자본총액으로 한때 669%에 달했던 차입금의존도(46.3%)와 3000%를 넘어섰던 부채비율(130%)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배영찬 실장은 "채산성이 양호한 충남 당진시 수청1구역과 자체사업인 대구 달서구 두류동 등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올해 분양가구가 전년대비 두 배로 증가하는 등 중기적으로 외형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견조한 영업수익성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동부건설은 회생절차 종결 이후에도 특화 분야인 의료 및 물류시설, 수도권 소규모 재건축 사업 등 선별 수주와 공공대비 상대적으로 채산성이 양호한 민간건축 매출 비중 확대를 통해 사업경쟁력을 유지했다. 또 회생 기간 손실 사업 계약해지 등 부실사업 정리로 잠재 리스크도 줄였다.

    특히 최근 건설업계에 불어닥친 원자재 쇼크에도 불구하고 외형 성장세가 지속하면서 원가율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매출원가는 2412억원으로, 지난해 2165억원에 비해 11.4% 증가했다. 동부건설에 따르면 1분기 철근값은 t당 107만1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 7만35000원에 비해 45.7% 급증했으며 레미콘값은 ㎥당 6만8000원에서 7만1000원으로 4.41% 올랐다.

    그러나 같은 기간 매출액이 2456억원에서 2818억원으로 14.7% 늘어나면서 원가율은 88.1%에서 85.6%로 2.52%p 낮아졌다. 이 기간 10대 건설사의 원가율은 86.9%에서 88.7%로 1.73%p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물가 변동 반영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공공물량이 전체 수주잔고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경쟁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 측은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재무안정성 확대 및 신사업 발굴 등의 노력으로 좋은 평가를 얻었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재무건전성 개선을 통해 지속해서 대외신뢰도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부건설은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신용등급 정기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AA'를 획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HUG의 시공보증, 하도급 지급보증 등 보증료율이 인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