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영업이익률 64.01% 국내 기업 중 1위부채비율 2년 만에 590%→59.7%까지 뚝 몸값 15조원 부담…산업은행장 공석으로 민영화 향방 안갯속
  • ▲ HMM 함부르크호. ⓒHMM
    ▲ HMM 함부르크호. ⓒHMM
    해상운임 급등에 힘입어 HMM의 덩치가 커질 대로 커지면서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20년 말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이 고운임으로 이어지면서 HMM은 분기마다 최대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호실적이 오히려 민영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3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HMM은 매출 4조9186억원, 영업이익 3조1486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2.6%, 208.9% 증가한 실적을 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64.01%로,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1위에 올랐다. 

    호실적이 거듭되면서 곳간도 든든히 채웠다. 

    올해 1분기까지 쌓인 HMM의 현금성자산만 9조5000억원에 달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연말 HMM의 현금성자산은 13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년 동기 4조5662억원 수준이었던 결손금도 지난 1분기 3조5964억원의 이익잉여금으로 전환됐다. 

    자본 대비 부채의 비중을 뜻하는 부채비율도 대폭 줄었다. 2020년 1분기 590% 넘던 HMM의 부채비율은 2년 만에 59.7%까지 크게 감소했다.

    현금은 늘고 부채는 줄면서 재무건전성이 향상되자, HMM의 기업가치도 크게 뛰고 있다. 

    2020년 3월말 6932억원이던 HMM의 시가총액은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이 크게 뛴 그해 말 4조5578억원으로 늘어나더니 이날 기준 15조4781억원까지 몸집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HMM의 기업가치가 너무 커지면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총 15조원이 넘는 기업의 인수를 감당 가능한 기업은 국내에서 손에 꼽는다. 

    때문에 HMM의 인수 후보로 포스코그룹, 현대차그룹, CJ그룹 등이 지속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 모두 HMM 인수에는 선 긋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중 현대차그룹을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인수 자금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가 HMM과의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고 물류 부문에서 영역 확장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HMM의 새 수장으로 현대글로비스·현대위아 출신 김경배 사장이 선임되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다만 정권 교체로 HMM의 대주주이자 매각 계획을 이끌어갈 산업은행장 인선이 미뤄지고 있어 HMM의 민영화 속도는 당분간 더딜 것으로 보인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도 지난 25일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아직 HMM의 민영화는 시기상조라는 뜻을 나타냈다. 

    조 장관은 “HMM이 일정 궤도에 올라온 것은 맞지만 여전히 항만 투자를 더 해야 한다”며 “금융구조, 코로나19, 미·중 간 물류 문제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지금 당장 민영화를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