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주, 토끼소주 등 프리미엄 소주 흥행 열풍롯데칠성 ‘대장부’, 하이트진로 ‘일품진로 10년숙성’ 단종증류식 소주 열품에 특수 못누려… 신제품 고심 중
  • ▲ 원소주 팝업스토어 ‘지에스 원’ 오픈 첫날 모습.ⓒGS리테일
    ▲ 원소주 팝업스토어 ‘지에스 원’ 오픈 첫날 모습.ⓒGS리테일
    주요 유통업계가 프리미엄 소주 제품 출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전통적인 소주 업체가 힘을 못 쓰고 있다. 주력 소주사들이 증류식 소주 제품 라인업에서 이렇다 할 제품을 내놓지 못하면서 프리미엄 소주 열풍의 수혜를 누리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것. 

    여기에는 기존 주류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부상하는 프리미엄 주류에 대한 트렌드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주요 유통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소주를 두고 폭발적 흥행 열풍이 불고 있다. 

    박재범의 소주로 유명한 ‘원소주’는 최근 GS리테일과 손잡고 부산에서 팝업스토어 ‘지에스 원’을 연 이후 첫날부터 ‘원소주 한정판 패키지’ 구매를 위해 오픈런이 연출됐을 정도. 주류 플랫폼인 ‘와인25플러스’에서는 1분만에 1350병이 완판 됐다. GS25는 7월부터 ‘원소주’를 매장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CU, 세븐일레븐 등에서 선보인 ‘토끼소주’도 최근 흥행 돌풍에 올라탄 제품이다. ‘토끼소주’는 미국 뉴욕의 한식당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다가 국내에서 판매가 시작된 프리미엄 소주다. 이 외에도 화요, 안동소주 등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에 가정용 주류시장의 최전선인 편의점은 앞다퉈 프리미엄 소주 유통에 나서고 있다. 국내 프리미엄 소주 시장의 규모는 3년 전 400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7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런 프리미엄 소주의 흥행조짐에 ‘참이슬’, ‘처음처럼’ 등 소주시장 강자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별다른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소주사의 ‘증류식 소주’ 라인업이 취약하다는 점이 주효했다.

    통상 녹색병 소주는 같은 소주임에도 주정에 물과 첨가물을 섞는 형태의 희석식 소주로 분류된다. 비교적 저렴하게 제조, 판매가 가능하지만 발효주를 증류해 물을 섞는 증류식 소주와는 맛과 품질에서 차이가 크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증류식 소주 ‘대장부’를 단종시키고 증류식 소주사업에 아예 철수한 상황. 하이트진로가 유일하게 증류식 소주 ‘일품진로’를 생산 중이지만 이마저도 참나무 목통에서 10년을 숙성시킨 기존 제품은 시중에서 찾아볼 수 없다. 지난 2018년 원액이 모두 소진되면서 참나무 숙성 없이 판매되는 ‘일품진로 1924’만 유통되고 있다. 

    간헐적으로 ‘일품진로 21년 산’ 등 고연산 제품이 출시되지만 소량의 한정판으로 출시돼 흥행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프리미엄 소주 열풍에서 소주업계가 웃을 수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소주업계는 최근 프리미엄 소주 시장의 성장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롯데칠성 측은 현재 ‘대장부’ 단종 이후 증류식 소주 제품의 출시를 검토하고 있고, 하이트진로는 ‘일품진로 10년숙성’의 부활을 내부적으로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개성있고 다양한 수제맥주의 판매가 급격하게 늘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그 흐름이 프리미엄 소주로 이어지는 분위기”라며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증류식 소주의 맛과 향에 대한 MZ세대의 관심도 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