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연임…시의회-구청장도 승리신통기획-모아주택 등 오세훈表 정책 본격화정비사업 추진 동시에 집값-주거안정은 숙제
  • ▲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 소감을 전하고 있다. 220602. ⓒ연합뉴스
    ▲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 소감을 전하고 있다. 220602.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최초 4선 서울시장'이란 타이틀을 얻게 됐다. 지난해 보궐선거 이후 오세훈 시장이 추진하던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이 구체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시장은 2006년 처음 서울시장에 당선된 이후 2010년 재선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4·7 보궐선거를 통해 3선 서울시장이 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다시 한번 서울시장으로 선출되면서 첫 4선 서울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 업무에 복귀한 오 시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급증하던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되기 시작됐다"며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시가 앞장서서 53개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 바탕이 됐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변화가 말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해 시장에 영향을 미친 모습을 지켜보며 신뢰와 지지를 보내준 거라고 본다"며 "선거 때 진심을 담아 말씀드렸고 이제 하나하나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등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에도 가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 시장 입장에선 앞으로 4년간 구체적인 성과를 앞당기는 게 눈앞의 과제로 놓였다.

    재건축·재개발 확대를 위해 오 시장은 지난 3선 임기 동안 신속통합기획과 모아주택·모아타운, 상생주택 등을 추진해왔다.

    신통기획은 민간이 주도하는 재건축·재개발 초기 단계부터 시가 함께 계획안을 짜 빠른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통상 5년 이상 걸리는 구역지정 기간을 2년으로 대폭 단축할 수 있어 압구정, 여의도, 강남 등 정비사업지 53개 구역에서 추진 중이다.

    3월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한강변 '35층룰 폐지'와 용적률 규제 완화가 명시됨에 따라 신통기획을 추진하는 한강변 아파트 단지가 빠르게 초고층 아파트로 재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통기획 대상지인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경우 최고 60층 높이의 초고층 단지로 재건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주택을 하나로 묶어 공동개발하는 모아주택, 모아타운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 시장은 선거기간 모아주택, 모아타운과 같은 소규모 정비사업에 대한 확대 의사를 내비쳤다.

    상생주택은 민간이 소유한 토지 위에 공공주택을 지어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하는 공공주택이다. 시는 상생주택 공모 절차를 완료하고 최종 후보지를 선정하는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간다.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고품질 임대주택에 대해 "누구나 살고 싶고, 누구나 부러워하고, 누구나 자부심을 느끼며 살 수 있는 임대주택을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비사업을 추진할 여건이 충분히 조성됐다는 평이다.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겠다고 밝힌 데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출신 서울시의원이 과반수 당선된 것도 긍정적이다.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11대 서울시의원으로 국민의힘 76명, 더불어민주당 36명 등 총 112명의 시의원이 당선됐다. 국민의힘이 시의 예산안과 행정 감사, 조례 제정을 하는 서울시의회 전체의 68%에 해당하는 의석을 채운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4년간 시정 운영을 함께할 구청장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17곳에서 당선됐다. 지난 대선에서 부동산 이슈로 서울 민심의 향방을 가른 한강변 11개 자치구 '한강 벨트'에서는 성동구를 제외한 10곳에서 승전보를 올렸다.

    국민의힘이 구청장과 시의회에서 다수를 차지함에 따라 오 시장의 시정 운영은 순항이 예상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자체장은 선출직이라 각 지역 숙원사원이나 지역 발전과 관련된 정책에 적극적"이라며 "서울은 신통기획, 모아타운 등 낡은 주거 환경을 개선할 정비사업에 공을 들이고, 내달부터 불안 조짐이 있는 임대차 시장을 다독일 임대주택의 공급과 질적 제고에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신통기획은 실질적으로 행정 절차를 빨리한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과 서울시의 행정지원 등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되면서 도심 내 재건축을 통한 원활한 주택공급이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속도감 있는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면서도 집값 안정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투기 심리를 자극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오 시장은 선거기간 속도조절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출마선언문에서 "정부 출범 후 재건축·재개발 기대감으로 부동산이 불안정하게 될 것을 우려해 지금은 속도조절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자주 소통하면서 '지금 국면은 신중해야 할 타이밍'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한 바 있다.

    서진형 공동대표는 "신통기획으로 구역이 지정된 곳뿐만 아니라 일반 재건축·재개발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주거 취약계층에 영구임대주택을 지어 공급하는 등 주거복지를 실현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가져가는 것이 집값, 주거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은 "서울시의회 지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됐으니 재건축 추진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다고 본다"며 "공급이 워낙 부족하기 때문에 관련 절차를 밟아나가는 것은 중요하지만 집값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는, 굉장히 어려운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