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달 기준 22년 만에 최대폭 증가실업률 3.0%, 2013년 이후 최저기록고용의 질은 '글쎄'… 60세이상이 '절반'경기침체·고용지원금 중단시 고용쇼크 우려
  • ▲ 노인 일자리.ⓒ뉴데일리DB
    ▲ 노인 일자리.ⓒ뉴데일리DB
    경기침체(Recession)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달 취업자수가 1년 전과 비교해 90만명 넘게 늘었다. 5월 기준으로 22년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완만한 경기회복 흐름에 힘입어 숙박·음식점업 일자리가 모처럼 반등하고 실업자는 줄어드는 등 지표는 양호하다. 다만 고용의 질은 여전히 물음표다. 증가한 취업자 2명중 1명은 60세 이상이 차지했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경고 속에 각종 고용보조 지원금이 중단되는 하반기부터 고용쇼크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통계청이 내놓은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이상 취업자는 2848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93만5000명(3.4%) 증가했다. 5월만 놓고 보면 2000년(103만4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취업자수는 지난해 3월 이후로 1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증가폭은 1월 113만5000명(4.4%), 2월 103만7000명(3.9%), 3월 83만1000명(3.1%)으로 둔화하다 4월(104만9000명) 이후 반등했다.

    산업별로 보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재원이 많이 투입되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7만8000명), 공공행정과 농림·어업(12만2000명), 운수·창고업(12만명) 등에서 주로 증가했다. 우리산업의 중추이면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도 10만7000명 늘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업은 3만4000명 늘었다. 1월 12만8000명, 2월 5만5000명으로 증가세가 둔화하다 3월(-2만명) 감소로 돌아선 후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며 대면 소비가 살아난 영향이다. 4월 23만명 증가했던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의 증가폭 둔화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반면 도·소매업(-4만5000명), 금융·보험업(-3만9000명) 등에선 감소했다.
  • ▲ 일자리 정보.ⓒ연합뉴스
    ▲ 일자리 정보.ⓒ연합뉴스
    나이별로는 60세 이상(45만9000명)과 50대(23만9000명), 20대(18만5000명), 30대(6000명), 40대(3만6000명) 등 모든 나이대에서 늘었다. 올 1월 2만2000명 증가하며 23개월 만에 감소세를 멈췄던 30대 일자리는 5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만 증가폭은 4월(3만3000명)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했다. 여전히 노인 일자리가 증가를 견인했다. 지난달 증가 폭의 49.1%를 60세 이상에서 차지했다. 늘어난 취업자 2명 중 1명꼴로 60세 이상이라는 얘기다. 우리 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는 30·40대 비중은 4.5%에 그쳤다.

    30·40대 고용 회복이 더딘 것은 '인구 감소' 때문만은 아니다. 인구가 1년 전보다 줄어든 20대(-13만명)와 30대(-13만명)·40대(-7만1000명)의 고용률(인구 대비 취업자 수의 비중) 증가를 보면 20대 4.1%포인트(p), 30대 1.5%p, 40대 1.2%p로 30·40대 고용률 증가가 20대보다 더디다. 인구는 20대나 30대가 똑같이 줄었는데 고용률 증가는 20대가 30대를 크게 앞선다. 이는 30·40대가 주로 풀타임 일자리를 원하고, 앞선 문재인 정부에서 20대를 대상으로 전산보조 등 단기 아르바이트성 공공일자리를 대거 공급해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9만6000명(3.4%)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2%로 지난해보다 2.3%p 올랐다.

    임금근로자중 상용근로자는 90만명(6.1%), 임시근로자는 7만9000명(1.7%) 각각 늘었다. 반면 일용근로자는 9만1000명(-6.9%) 줄었다. 13개월째 감소했다. 감소폭은 전달(-11만7000명)보다 줄었다.

    골목상권 고용불균형은 여전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가 6만5000명 증가했지만,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4만5000명이나 늘었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지난해 12월 3년여만에 반등한 이후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통상 전일제 근무로 간주하는 일주일에 36시간 이상 일하는 취업자는 2224만2000명으로 110만2000명(5.2%) 늘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84만8000명으로 13만9000명(-2.3%) 감소했다. 주당 1~17시간 단시간 근로자는 218만8000명으로 1만7000명(-0.8%) 줄었다.

    직장은 있지만 잠재적 실업자로 분류되는 '일시 휴직자'는 39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7000명(-6.5%) 감소했다.

    경제활동인구는 2937만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67만6000명(2.4%)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587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48만명(-2.9%) 줄었다. 15개월째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은 206만6000명으로 22만1000명(-9.7%) 줄었다. 나이별로는 60세 이상(-10만9000명)과 50대(-5만1000명), 20대(-4만5000명) 등 제자리걸음 한 30대를 제외한 모든 나이대에서 감소했다.

    최근 1년이내 구직 경험이 있고 취업을 원하지만 노동시장의 사유로 일자리를 못구한 구직단념자는 42만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8만8000명 감소했다.

    지난달 실업자수는 88만9000명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5만9000명(-22.5%) 줄었다. 실업률도 3.0%로 1.0%p 내렸다. 5월 기준으로 2013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청년층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19.8%를 보였다. 1년 전보다 4.5%p 하락했는데도 5명 중 1명꼴로 실업인 상태다.
  • ▲ 실업급여 설명회.ⓒ연합뉴스
    ▲ 실업급여 설명회.ⓒ연합뉴스
    지표상으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고용 회복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하반기 각종 고용 관련 지원금이 중단돼 거품이 빠지면 고용 실적이 크게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올해 일자리안정자금을 6월까지만 연장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지원 규모는 4286억원이다. 월평균보수 230만원 미만 근로자 1인당 월 3만원을 지원한다. 지원금은 줄었지만, 올 하반기에는 이마저도 없어질 예정이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심화할 경우 고용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유지지원금도 중단되는 사태가 온다. 항공업계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지급하던 고용유지지원금은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추가 지원이 결정되지 않는 한 다음 달부터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정부도 국제선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인플레이션 악화 등 변수가 적잖아 상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