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통해 지배구조 개선 효과 있었다"삼성, 지난 2018년 순환출자 고리 모두 해소"삼성물산 호재로 판단, 주가 반응도 긍정적"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순환출자 고리 해소 등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16일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5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삼성글로벌리서치 부사장 신 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신 모씨는 2015년 삼성증권 소속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지배구조 이슈 및 지분율 변동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모씨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검토 이유 중 하나로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정부 및 시민단체에서 순환출자 해소에 대한 요구가 높았던 만큼 합병을 통해 이를 단순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는 게 신 모씨 설명이다. 

    신 모씨는 '합병 효과로 그룹의 순환출자가 해소돼 지배구조가 개선된다는 효과를 말한건가'라는 변호인단 질문에 "그렇다"며 "이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뿐만 아니라 삼성그룹 관련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 모씨는 "사회적으로 대기업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삼성도 순환출자 해결이 큰 방향이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성은 양사의 합병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10개에서 3개로 줄였으며 2018년 4월에는 삼성SDI가 보유 중이던 삼성물산 지분 전량을 블록딜로 처분해 7개 순환출자 고리 중 3개를 끊어냈다. 이어 그해 9월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들고 있는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한 바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도 소유지배구조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신 모씨는 "삼성 및 현대차그룹 같이 큰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한 대기업의 경우 투자가들도 투자 저해 요소로 판단한다"며 "주주 관계에 있어서도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했다. 

    대기업의 순환출자 고리 해소는 근본적으로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강화되는 만큼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로 돌아간다는 얘기다. 

    신 모씨는 "시장에서는 양사 합병을 포함해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 삼성물산의 호재로 판단, 주가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한편 이번 재판의 주요 쟁점은 ▲1:0.35의 비율로 진행된 제일모직-삼성물산 흡수합병의 불법성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저질렀는지 여부 등이다. 

    변호인단은 당시 삼성물산의 상황을 고려하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부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삼성물산은 건설업의 불경기 지속과 해외프로젝트로 인한 막대한 손실로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 변화로 순환출자 등 규제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합병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경영실적과 신용등급도 상승하는 등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합병 비율 역시 자본시장법에 따라 정해졌다는 설명이다. 당시 산정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비율은 1:0.35로 자본시장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사회 결의일 이전 한달간 각 회사 시가총액의 가중평균값으로 결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