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코로나19 여파 지속… 상반기도 호실적롯데렌탈·SK렌터카, 부채비율 늘고 유동비율 100% 못미쳐금리영향 줄이려 고군분투… 장기차입 늘리고 신보 ‘P-CBO’등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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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렌탈,SK렌터카
    렌터카업계가 반도체 수급 지연과 코로나19 여파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호실적을 잇고 있지만 재무건전성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특성상 외형 확대에 따른 부채비율 증가는 필연적이지만 금리 인상이 가파른 만큼 재무건전성 관리가 동반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렌터카업계 투톱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올해 상반기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롯데렌탈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3319억원, 영업이익 1498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1.3%, 영업이익은 35.9% 개선됐다. SK렌터카도 매출액 6099억원, 영업익 501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1.2%, 5.2%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렌터카업계의 호황이 올해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렌터카업계는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신차 출시 지연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제주도 등 국내 여행객 증가 등으로 반사이익을 누려왔다. 

    하지만 유례없는 호황에도 부채비율과 유동비율 등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모두 악화됐다. 일단 양사의 부채비율은 모두 올해 들어 지속 증가하고 있다. 렌터카 업체의 경우 자동차를 대부분 리스 형태로 구입하기 때문에 다른 업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지적이다. 

    롯데렌탈의 경우 2분기 부채비율이 429.3%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631%와 비교하면 대폭 개선된 수준이지만 작년 말 395%였던 점을 감안하면 34.3%p 증가한 수준이다. 2019년 702.4%년까지 치솟았던 롯데렌탈의 부채비율은 2020년 657.3%, 지난해 395%까지 줄었지만 올해 1분기 다시 420%로 증가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로 자본을 확충하면서 부채비율이 크게 낮아졌지만 3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SK렌터카의 경우 2분기 부채비율이 507%를 돌파했다. SK렌터카의 부채비율은 최근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19년 377.2%였던 부채비율은 2020년 381%로 늘었다. 작년 2분기 말 429.7%였던 SK렌터카의 부채비율은 작년 말 491.4%까지 증가했고 올해 1분기 499.1%까지 치솟았다. 

    기업의 단기 지급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유동비율도 양사 모두 긍정적이라 평가하긴 어렵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유동비율이 200%가 넘으면 건전한 것으로, 100% 이하는 위기 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2018년 말 16.2%에 불과했던 SK렌터카의 유동비율은 2019년 35.9%로 개선됐지만 2020년 28.3%로 하락했다. 작년 말 33.4%, 올해 1분기 38.1%로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2분기에 다시 31.4%로 하락했다. 롯데렌탈의 유동비율은 작년 말 43.8%에서 1분기 말 43.9%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2분기말에는 45.3%로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이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엔 어려운 수준이다. 

    양사의 재무건전성 뒷걸음질 정도는 렌터카 업종의 특수성을 반영하더라도 과도하다는 평가다. 렌터카업은 차량을 선제적으로 사서 대여하는 사업인 만큼 부채가 많을 수밖에 없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면 더 많은 차가 필요한데 그만큼 부채도 함께 늘어나는 식이다. 

    문제는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재무건전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금리로 인한 이자 등 금융비용 증가는 중장기적으로 당기순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사 모두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대규모 투자 예정돼있어 향후 원활한 자금 흐름과 현금 확보가 중요하다. 

    이에 렌터카업체들은 단기 차입 대신 중장기 차입을 늘리는 등 자금 조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고정금리 장기물로 자금을 조달하는가 하면 신용보증기금의 ‘P-CBO’등을 활용하는 식이다.

    실제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금리 인상에 대비에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줄이는 대신 1년 이후에 상환해야 하는 비유동부채를 늘이는 방식을 택했다. 

    작년 말 1조5093억원이었던 롯데렌탈의 유동부채 내 차입금 및 사채는 2분기 말 기준 1조3923억원으로 7.8% 줄어든 반면 비유동부채 내 차입금 및 사채는 2조583억원에서 2조7471억원으로 33.5% 늘었다. 같은기간 SK렌터카의 비유동부채 내 차입금 및 사채도 7942억원에서 1조373억원으로 30.6% 늘었다. 단기차입금은 작년 말 400억원에서 2분기말 200억원으로 절반수준으로 줄었다.  

    또한 SK렌터카는 회사채 발행 대신 P-CBO로 시중금리보다 40bp낮은 금리로 5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P-CBO는 신규 발행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동화증권(ABS)이다. 신용보증기금이 비우량 기업의 채권에 보증을 서 ‘AAA’ 등급의 ABS를 발행하는 식이다. 신용등급이 낮아 자력으로 사채 발행이 어려운 투기등급(BB+ 이하) 회사들을 위한 제도였지만 2020년 코로나19 여파가 확산한 이후 대기업까지 지원이 확대됐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을 통해 부채비율을 줄이고 신용등급을 올려 고정금리 장기물로 자금조달을 했다”면서 “추가 차입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장·단기물 비중을 조절하는 등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렌터카 관계자는 “렌탈업은 시장에서 금융·캐피탈업과 함께 평가돼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말 기준 캐피탈사의 평균 부채비율이 500~800%인점을 감안하면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면서 “앞으로도 평균 500% 수준으로 부채비율을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P-CBO 등을 발행하는 등 추가 자금조달 시 이자를 낮출 수 있는 효율적이고 다양한 방법들을 내부적으로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