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유상증자 완료로 자본잠식 위험은 해소하반기 예상 손실 규모는 536억→756억 확대다시 관리종목 지정될라…고환율 변수로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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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부산이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유증이 완료되는 내달 자본잠식 상태는 해소되지만, 하반기에도 수백억 적자가 예상돼 추후 다시 자본잠식률이 악화될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신주 5200만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1차 모집가액은 2865원이며 모집 예정 금액은 약 1490억원이다.

    6월 말 기준 에어부산의 자본총계는 -203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에어부산은 이번 유증에 앞서 보통주 3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도 시행했다. 오는 10월 7일 유증이 마무리되면 에어부산의 자본총계는 플러스(+) 전환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게 된다.

    에어부산은 앞서 2020년 12월 836억원, 2021년 9월 2271억원 규모의 유증을 실시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으며 재무구조가 취약해지자 자금조달로 위기를 면했다.

    에어부산이 3년 연속 유증에 나서면서 주주들의 피로도가 높아졌고,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주가 희석 등에 따른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부산 지역 기업들의 참여 확정으로 이번 유증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에어부산의 흑자 시기가 내년 이후로 점쳐지는 가운데, 하반기 예상 손실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증을 통해 자본을 어렵게 확충해놨는데, 손실로 인해 자본잠식률이 다시 악화, 유증 효과가 무색해질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에어부산은 당초 하반기 당기순손실 규모를 536억원으로 예측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 7월 발행한 제5회차 영구 전환사채 100억원 등을 반영하면 증자 후 자본총계는 884억원을 기록할 예정이었다. 이때 자본잠식률은 24.2%다.

    에어부산은 최근 하반기 당기순손실 규모를 756억원으로 200억원 이상 올려 잡았다. 이 경우 증자 후 자본총계는 664억원으로 줄게 되며, 자본잠식률은 43.1%까지 높아진다. 상장사의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2년 연속 50%를 넘으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에어부산은 최근 고환율 상황을 반영해 예상 당기순손실 규모를 확대했다. 기준 환율은 증권신고서 제출일 직전 연중 최고 매매가인 1385원, 기준 유가는 국제 석유제품시장 가격(MOPS) 기반 연중 평균인 130달러로 정해 추산한 결과다.

    이에 에어부산 측은 “연말 기준 달러화 환율이 1385원을 상회하거나 하반기 유가 수준이 130달러 이상을 기록할 경우 수익성은 예상보다 악화해 자본잠식률 또한 상승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용 부품을 구매할 때 달러로 계산한다. 환율이 오를수록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울러 고유가는 유류비 상승으로 이어져 항공사의 수익성에 타격을 준다. 항공사 영업비용 중 30~40%를 유류비가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