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X450h+ F SPORT 트림 시승동력원 간 이질감 극복한 주행질감다양한 드라이빙 모드로 경제성 높여
  • ▲ 시승한 NX450h+ F SPORT 전면부 ⓒ정원일 기자
    ▲ 시승한 NX450h+ F SPORT 전면부 ⓒ정원일 기자
    글로벌 자동차 산업계에서 순수 전기차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친환경, 고출력, 저렴한 유지비 등의 장점만큼이나 한계도 뚜렷하다. 전국 곳곳에 있는 주유소와 달리 충전 인프라는 아직까지 한정적이다.

    충전 시간도 주유 시간 대비 길고, 차량 가격도 동급 내연기관 대비 비싸다. 회생제동 등 특유의 주행 질감에 거부감을 느끼는 운전자도 있다. 아직까지 업계에서 전기차가 과도기 상태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6월 국내 출시된 렉서스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NX450h+에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듯하다. 최근 NX450h+를 타고 서울 성수에서 경기도 용인까지 왕복 100km 정도를 달렸다. 시승차량은 ‘F SPORT’ 트림으로 차량 가격은 7800만원이다.

    시내와 고속도로, 굽잇길 등 3시간 정도 NX450h+를 운행하면서 가장 크게 느껴진 점은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장점을 절묘하게 ‘섞어놨다’는 것이다.
  • ▲ 내부에는 커다란 스크린과 다양한 주행모드를 제공하는 버튼 등이 위치해있다 ⓒ정원일 기자
    ▲ 내부에는 커다란 스크린과 다양한 주행모드를 제공하는 버튼 등이 위치해있다 ⓒ정원일 기자
    통상 전기모터와 엔진이 모두 들어가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운행하다 보면 두 동력원의 개입 시점에 따른 이질감이 불편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갑자기 엔진 소음이 들린다거나, 엔진으로 주행하다 모터가 개입하면서 울컥거림이 느껴지기도 한다. 섞여 있다가 보다는 따로 노는 느낌이 든다는 얘기다.

    그러나 렉서스의 NX450h+에서는 이러한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렉서스 특유의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주행 질감이 일관되게 이어졌다. 시승하는 동안 상황에 따라 필요한 동력원이 개입하는 하이브리드 모드를 주로 사용했는데 계기판을 보지 않고는 어떤 동력원이 개입하고 있는지 체감할 수 없을 정도다. “토요타·렉서스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과정에서 가장 강조된 점이 바로 동력원 간의 이질감을 없애는 것이었다”는 한국토요타 관계자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일관된 주행 질감과 달리 다양한 드라이브 모드를 통해 하이브리드만의 경제성은 대폭 강조했다. EV 모드를 사용하면 1회 충전 시 56km까지 순수 전기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출퇴근길 기름값 걱정을 한결 덜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셀프 차지 모드를 통해 전기차의 충전 걱정도 극복했다. 다만 셀프 차지 모드에서는 비교적 엔진의 소음이 크게 개입된다고 느껴졌다.

    불규칙한 노면에서의 대응 능력도 좋게 다가왔다. 시승한 F SPORT 트림에는 전자제어가변 서스펜션(AVS)이 탑재됐다. 실제로 어지간한 요철에도 불쾌한 충격이 전해지지 않았고, 주행 중 실수로 방지턱을 높은 속도에서 넘었을 때도 유연하게 넘어가는 모습을 보이는 등 동급 SUV 중에서도 수준급의 승차감을 제공했다.
  • ▲ 부드러운 주행질감이 돋보인다.사진은 차량의 측면 ⓒ정원일 기자
    ▲ 부드러운 주행질감이 돋보인다.사진은 차량의 측면 ⓒ정원일 기자
    편안하고 정숙한 주행에 초점을 맞춰 세팅됐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F SPORT 트림의 이름에 걸맞게 역동적인 면모도 엿볼 수 있었다. F SPORT 트림은 에코, 커스텀, 스포트와 스포트 플러스 모드를 제공한다.

    고속도로에서 스포트 모드를 선택하니 해당 차량이 지닌 307마력의 성능을 더욱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이 경우에도 렉서스의 장기인 부드러움은 유지된다.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듯한 느낌보다는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가속에 중점을 둔 것으로 느껴졌다. 펀 드라이빙을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선 추적 어시스트, 다이나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등 운전자보조 시스템도 정확하게 작동했다. 꽤 급격한 굽잇길에서도 차선을 이탈하지 않고 차량이 스스로 차선을 따라 주행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 시간의 주행 결과, 화려한 기교보다는 주행 성능 등 기본기가 탄탄한 차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쉽게 질리지 않고 장기간 높은 만족감을 느끼며 탈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재다능한 드라이빙 모드로 경제성은 물론 다양한 상황에 맞춘 효용성까지 챙길 수 있는 것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