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대기 기간 짧은 수입 중고차 더욱 타격받아엔카닷컴, 전월比 국산차 0.20%↑ 수입차 0.88%↓경기침체로 중고차 수요 감소, 매물 순환 둔화
  • ▲ 중고차 단지에 각종 차량들이 주차된 모습. ⓒ뉴데일리DB
    ▲ 중고차 단지에 각종 차량들이 주차된 모습. ⓒ뉴데일리DB
    고공행진을 구가하던 중고차 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입 중고차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 직격탄을 맞으면서 감소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직영중고차 기업 케이카(K Car)는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국산·수입 740여개 모델을 대상으로 11월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국산차 모델들의 하락 비율은 전월 35%에서 이달 54%로 19%p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수입차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하락 비율은 전달 39%에서 이달 62%로 23%p 상승했으며, 독일 4사(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의 하락 비율은 80%에 달했다. 특히 폭스바겐 ‘파사트’는 7.9%로 하락 폭이 가장 컸고 BMW ‘X1’, 볼보 ‘S60 크로스컨트리’도 6.9% 낮아졌다. 

    모바일 중고차 플랫폼 첫차도 비슷한 분석내용을 발표했다. 국산 중고차의 경우 보합세 또는 완만한 하락 추세를 보이지만 수입차는 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그랜저 IG’와 제네시스 ‘G80’는 전월 대비 각각 1.1%, 0.9% 상승했지만 현대차 ‘아반떼 AD’는 1.3%, 기아 ‘카니발’은 4.2% 하락했다. 

    반면 수입차의 경우 BMW 5시리즈 7세대는 2.2%, 벤츠 E클래스 5세대 모델은 1.8% 하락했다. BMW 3시리즈의 최저가는 지난 6월 2420만원이었지만 11월에는 2030만원으로 5개월 동안 400만원가량 떨어졌다. 

    중고차 거래플랫폼 엔카닷컴도 최근 11월 중고차 시세를 발표했다. 국산차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0.20% 상승했지만 수입차 평균 시세는 0.88%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역시 국산보다 수입 중고차가 타격을 받았다. 

    특히 아우디 ‘A4’는 3.03% 하락해 가장 많이 시세가 낮아졌다.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도 각각 1.88%, 1.26% 하락했으며,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도 1.94% 떨어졌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만 해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신차를 구매하려면 1년 이상의 대기기간이 소요되면서 일부 신차급 중고차는 신차보다 가격이 높은 ‘가격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엔카닷컴에 올라왔던 기아 쏘렌트 하이브리드 1.6 그래비티 매물은 당시 9453km를 주행했지만 4790만원에 판매됐다. 신차 그래비티 트림 가격은 4320만원이며, 중고 모델과 동일한 옵션을 장착해도 4635만원으로 1만km 가까이 운행한 중고차 가격이 더 높았다. 

    업계에서는 3고 현상 등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을 시세 하락의 이유로 꼽았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기존에 타던 차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중고차 매물이 순환되지 않으면서 중고차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차 출고대기가 1년 이상으로 긴 인기 모델은 어느 정도 프리미엄이 붙었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도 “일반적으로 11월, 12월은 연식변경을 대비해 중고차 시세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중고차 가격이 그동안 꾸준히 상승하면서 심리적 저항선이 생긴 것도 원인으로 보이며, 상대적으로 출고 대기기간이 짧은 수입 중고차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