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기인사서 여성 임원 잇달아 발탁
  • ▲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LG생활건강·CJ올리브영
    ▲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LG생활건강·CJ올리브영
    국내 유통·화장품 업계가 올해 정기인사에서 여성 임원을 잇달아 발탁하면서 보이지 않던 유리천장이 하나둘 깨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어 기존 음료 사업부장을 맡던 이정애 부사장을 CEO로 내정했다. 

    1986년 입사한 그는 2015년 그룹 공채 출신으로 첫 여성 부사장이 된 데 이어 이번에 ‘1호 여성 사장’ 타이틀까지 거머쥐게됐다.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5대 그룹에서 오너가 출신이 아닌 여성 전문 경영인이 사장급 대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그룹은 지난달 인사에서 올리브영 대표에 이선정 경영 리더를 낙점했다. 이 대표는 1977년생으로 CJ그룹 내 최연소 CEO이자 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다.

    한화솔루션도 지난달 인사에서 갤러리아 부문에 김혜연 프로를 신임 임원으로 발탁했다. 갤러리아백화점 신사업전략실에서 일하는 김 프로는 1981년생이다. 한화솔루션에서 1980년대생 여성 임원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신세계그룹도 올해 인사에서 여성 임원 4명을 새로 발탁했다. 백화점에서는 김하리 브랜드 마케팅담당과 장수진 BTS잡화담당, 이마트에서는 이경희 ESG 담당, 브랜드 본부에서는 김정민 BX 담당이 상무로 승진했다.

    유통업계에서 오랜 세월 유지돼오던 유리천장이 하나둘 깨지는 분위기다. 유리천장은 여성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한다. 그간 여성 경영인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 경우가 오너가에 국한돼왔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 기업의 여성 고위직에 대한 유리천장은 여전히 두꺼운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10월 말 기준 국내 500대 기업 CEO 659명을 분석한 결과 여성 CEO는 1.7%(11명)에 그쳤다. 10년 전(1.0%)과 비교하면 0.7%포인트 늘었지만, 여전히 미미한 수준으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은 8명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