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100일만에 누적 3000만병 육박… 2015년 '순하리' 속도대체 감미료 활용으로 부드러운 목넘김 구현내달 누적 5000만병 기대… "소주 시장 점유율 확대"
  • ▲ '처음처럼'과 '새로'를 생산하는 롯데칠성음료 강릉공장 전경ⓒ조현우 기자
    ▲ '처음처럼'과 '새로'를 생산하는 롯데칠성음료 강릉공장 전경ⓒ조현우 기자
    서울에서부터 차로 약 세 시간. 창가에 달라붙던 눈발들은 대관령을 넘어서자 점차 잦아졌다. 시야 끄트머리에 바다가 보이기 시작할 무렵, 파란색 플라스틱 박스와 팔레트가 쌓여있는 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출입구에서는 대형 윙바디 차량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고 있었다.

    롯데칠성음료 강릉공장은 ‘처음처럼’과 ‘처음처럼 새로’를 생산하는 곳이다. 연간 생산량은 20만㎘. 병 제품 기준 하루 최대 180만병의 소주를 생산할 수 있다.

    지난 9월 14일 출시된 처음처럼 새로는 기존의 과당 대신 대체재인 에리스리톨과 효소처리 스테비아 등을 사용한 ‘제로 슈거’ 소주다. 소주 특유의 알코올 향이 나지 않는 깔끔한 목넘김이 입소문이 나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실제로 새로의 출시 첫 달 판매량은 680만병 수준이었지만 이후 700만병, 1300만병으로 늘어나며 누적 3000만병을 앞두고 있다. 현재 속도로 볼 때 내년 1월 말경에는 누적 5000만병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 강릉공장에서 생산되는 새로ⓒ롯데칠성음료
    ▲ 강릉공장에서 생산되는 새로ⓒ롯데칠성음료
    이날 만난 윤현철 롯데칠성음료 강릉공장장은 “2015년 당시 이른바 과일소주 열풍에 힘입어 순하리가 100일만에 4000만병 판매된 것과 비슷한 속도”라면서 “시장 전체를 관통하는 트렌드가 없는 상황에서 단일 제품이 올린 성과로는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새로는 기타 다른 소주들과 마찬가지로 주정과 물, 소정의 감미료를 혼합해 생산한다. 공병세척을 마친 뒤 EBI(Empty Bottle Inspector, 빈병 검사)를 거쳐 병입이 시작된다.

    제품이 담긴 하얀 병들은 뚜껑과 라벨을 부착한 뒤 최종적으로 FBI(Full Bottle Inspector, 완제품 검사)를 통해 완성된다. 검병 시스템을 통과한 문제 없는 제품들은 잘 포장돼 전국으로 출고된다.
  • ▲ 공장 외부에 쌓여있던 피박스와 종이 패키지 모습ⓒ조현우 기자
    ▲ 공장 외부에 쌓여있던 피박스와 종이 패키지 모습ⓒ조현우 기자
    처음처럼과 병의 크기·형태는 다르지만 동일 라인에서 두 개 제품 모두 생산이 가능하다. 병의 입구 부분과 바닥 지름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다만 처음처럼 병의 높이가 11㎜ 더 높고, 새로는 병의 목 부분 아래부터 물방울이 흐르는 듯한 세로형 홈을 차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날 강릉공장에 적재돼있는 새로는 약 6팔레트 정도로, 약 8044병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직매장으로 나가기 위해 대기 중인 물량이었다. 윤 공장장은 “일반적으로 공장에서 확보하고 있는 재고가 이렇게 적은 경우는 드물다”면서 “현재 소비 수요에 맞추기 위해 생산된 새로는 대부분 곧바로 출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선 업소에 납품될 때 사용하는 이른바 ‘피박스’가 새 제품으로 쌓여있었다. 새로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피박스로는 순환이 부족해 추가로 구매한 것이다.
  • ▲ 생산이 완료된 새로가 출고 직전 적재되고 있다ⓒ롯데칠성음료
    ▲ 생산이 완료된 새로가 출고 직전 적재되고 있다ⓒ롯데칠성음료
    3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소주시장은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처음처럼과 신제품 새로 마케팅에 주력해 점유율을 점차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새로 출시로 인해 처음처럼 수요가 줄어드는 카니발리제이션(자가잠식) 우려는 현재로서는 없다. 매출 기준 1% 남짓한 새로가 성장하는 만큼 이는 곧 롯데칠성음료의 점유율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윤 공장장은 "서울·수도권 중심 상권을 시작으로 식당, 술집, 편의점 등 입점률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며 "유통채널 입점을 확대해 내년에는 매출 1000억원 브랜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