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1년새 3.7조→4.5조 늘었지만 자본총액 10년새 가장 높아3분기 누적매출 6.8조 작년 9조 넘길 듯…도시정비 4.5억 수주11년만 '더샵' 리뉴얼·'블루엣' 론칭…하이엔드 '오티에르' 강남입성
  • ▲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건설
    ▲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건설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포스코건설을 뭍으로 끌어올린 한성희 대표가 4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건설업계는 물론 포스코건설 자체서도 '장수CEO'로 등극하게 됐다. 한 대표가 4년째 포스코건설을 이끌 수 있었던 데는 안정적 재무성과와 영업실적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올해도 전망은 밝은 편이다. 그룹물량과 해외사업 재개 등 사업안정성까지 갖춘 만큼 호실적이 기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최근 그룹 사장단인사를 통해 한성희 대표 유임을 결정했다. 2019년말 포스코건설 대표에 선임된 한 대표는 적어도 내년까지 포스코건설을 이끌게 됐다.

    포스코건설을 포함한 그룹 계열사 사장과 임원임기는 통상 1년이다. 암묵적으로 2년임기를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4연임은 과거를 돌이켜봐도 흔치 않은 일이다. 4년이상 임기를 지낸 대표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재임한 정동화 전 부회장뿐이며 한 대표가 그 뒤를 잇게 됐다.

    건설업계 전반에 불어 닥친 경영환경 악화에도 재무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한 것이 연임배경으로 꼽힌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 3분기 부채비율은 124%로 2020년 3분기 3조7981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4조5557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지속적인 자본확충으로 증가세를 제어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자본총액은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3조6730억원을 기록했다.

    차입금 역시 1조130억원으로 2018년이후 4년만에 다시 '1조원대'를 찍었지만 자본증가로 차입금의존도는 27.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연내 도래하는 회사채 및 만기된 PF 유동화증권도 무리 없이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풍부한 유동성과 양호한 자체 현금창출력을 통해 자금소요를 충당하는 가운데 송도 공사비 지연이자 회수, 포스코 대련IT센터를 비롯한 유휴자산 매각 등을 바탕으로 비우호적인 자금조달 환경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꾸준한 실적성장 역시 연임에 힘을 보탰다. 해외사업에서 촉발된 어닝쇼크 이후 수년간 7조원대 매출과 3000억원대 영업이익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포스코건설은 외형 퀀텀점프를 이뤄냈다.

    한 대표는 취임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성장세를 거듭해 왔다. 2021년 연매출은 8조1986억원으로 2015년 8조8714억원이후 7년만에 8조원선을 넘었고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누적매출 6조8640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 평균 수준의 실적만 낸다면 지난해 연매출인 9조원을 넘길 것이 유력하다. 이는 10조1313억원을 기록한 2013년이후 최대치다.

    이처럼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한 대표가 전략적으로 역량을 집중했던 도시정비사업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부문 수주액은 2021년 역대 최고액인 4조원대를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4조5000억원대로 종전 기록을 경신했다. 수도권 리모델링부문에서도 3조원 수주고를 올리면서 업계 최고기록을 썼다.

    한 대표는 도시정비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11년만에 주택브랜드 '더샵'을 리뉴얼하고 신규 주거브랜드 '블루엣'을 도입하는 한편 '더샵 3.0'을 선보이는 등 쉴틈없이 내달렸다.

    나아가 강남권 등 공략을 위해 지난해 7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론칭,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았다. 실제 포스코건설은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신동아' 재건축사업 시공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해외사업 재개에 따른 매출성장도 기대된다. 

    미착공사업 계약취소가 발생한 2019년이후 수주잔고는 과거에 비해 낮은 3조원대에 머물러 있지만 지난해 파나마 카툰 복합화력발전소 등 신규 프로젝트 착공으로 해외플랜트부문 매출이 40% 가량 성장했다. 이와 함께 파나마 메트로(6000억원), 폴란드 소각설비(5000억원) 등 선별적 수주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홍석준 실장은 "우수한 진행사업장 분양률과 브랜드 인지도, 정비사업과 리모델링 위주 예정사업장 구성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양호한 대응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계열공사 비중이 다시 늘어나는 점도 주택사업 변동성을 일부완화하는 요소"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