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월 CPI' 금리인하 신호5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할 듯…11회 연속이창용, 통화정책 원점 재검토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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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4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올해 처음 전월대비 하락하면서 멀어졌던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도 다시 불씨가 켜질지 주목된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한은의 입장 변화에 시장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당초 예상과 크게 달라진 국내외 경제 상황을 이유로 통화정책 방향의 '원점 재검토’를 시사하는 등 기준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16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논의한다.

    이달 11회 연속 동결 결정이 유력시된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3.25%에서 3.50%로 인상된 뒤, 같은 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연속된 10번의 회의에서 모두 동결됐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오는 23일 금통위에서 긍정적인 경제 전망을 반영해 중립적인 금리 동결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달 금통위의 관심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한은의 태도 변화다. 최근 한은 통화정책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창용 총재가 통화정책 방향의 '원점 재검토'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지난 2일(현지시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까지 생각했던 통화정책의 전제가 모두 바뀌었다”며 “기존 논의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달라진 조건으로 연준 금리인하 지연과 예상보다 높았던 우리나라의 1분기 성장률, 중동사태 등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유가·환율 변동성 확대 등을 제시했다. 여기에 더해 금통위원도 일부 교체된 점도 기존 논의를 새롭게 다시 해야하는 이유로 꼽았다.

    또 지난 4월 금통위 이후에는 2월 금통위에서 보여준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회수했다. 당시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하반기 월평균 2.3%까지 내려갈 것이라면 하반기 금리 인하를 배제할 수 없지만 그보다 높다면 하반기 금리 인하는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시장에서는 당초 예상했던 ‘7월 인하설’이 사실상 폐기되면서 연말인 4분기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는 시각이 늘었다.

    다만 이 총재가 언급한 중동발 리스크 등의 여파가 우려보다 크지 않게 나타나 금통위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동사태 이후 급격히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고 국제유가도 최근 2개월 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4월 CPI가 올해 처음 냉각됐다는 발표 이후 미국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4월 CPI는 전년 동기에 비해 3.4% 상승했다. 이는 전월에 비해 0.1%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올해 들어 전월에 비해 CPI가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도 3.4%의 상승폭을 예상했었다.

    이창용 총재는 연준의 인하 시그널만 확실해진다면 미국에 앞선 금리인하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강조해왔다. 

    한은은 이번 금통위에서 새로운 연간 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을 내놓는다. 

    기존에 연간 2.1%로 제시했던 경제 성장률과 2.6%로 예상한 물가 상승률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질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입장입장도 이날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