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익 전년 대비 90% 급감디스플레이, 이노텍도 실적 악화 예고조주완 사장 "전장사업 고속도로 진입"…CES3서 기술력 뽐내며 흥행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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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생활가전을 중심으로 실적이 감소하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전자계열사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악화도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IT 및 가전 수요가 부진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LG는 미래사업으로 점찍은 전장사업에 집중해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1조8597억원, 영업이익 6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2% 증가하며 역대 분기 중 최대치를 달성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1.2% 급감했다.

    LG전자의 이번 실적 악화 주요 요인은 생활가전의 부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지속 등 거시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가전수요 감소 및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영향으로 H&A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도 마케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기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적자전환한 TV사업은 4분기까지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글로벌 TV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유럽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성수기 프리미엄 TV 판매가 둔화되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고, 경쟁 대응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 및 유통재고 수준 정상화를 위한 판매 촉진 비용 증가로 적자 규모도 전분기보다 늘었다.

    LG전자가 부진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계열사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전망도 밝지 않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가 전분기 수준인 7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적자전환 후 3개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PC 수요 약세로 세트 업체의 패널 재고조정이 지속돼 IT패널 출하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한 가운데, TV 패널의 생산량과 라인 가동률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추정치인 4000억원대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를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G이노텍은 전체 매출 중 애플 비중이 높은데, 폭스콘 정저우 공장이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코로나 방역 조치에 반발한 이탈과 시위로 아이폰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LG이노텍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LG이노텍은 전사 연말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중국 락다운으로 인한 생산 차질 영향 및 세트 수요 부진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전사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그룹의 대표 전자 계열사들이 가전 및 IT 분야를 중심으로 실적 악화를 기록하면서 전장사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LG전자의 VS부문은 지난해 2분기 흑자전환 후 3개분기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이번 'CES 2023'에서 "전장 사업이 10년 만에 턴어라운드했고, 고속도로 올라가서 악셀을 밟을 일만 남았다"며 "특단의 대책이라고 할 것까진 없지만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전장 사업은 핵심 SW 강화, 미래기술 준비 등 지난 10년의 지속적인 투자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고는 8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합하는 소프트웨어(SW) 기반 차세대 IVI(In Vehicle Infotainment) 솔루션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 구동부품이 양산에 들어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등 올해부터 전장 사업이 본격 성장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를 인수하고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 내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등 충전 솔루션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 사업에서 소프트웨어 영역인 관제와 하드웨어 영역인 충전기 개발 및 생산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LG전자가 완성차 업체와 운전자 모두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차세대 자율주행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기업 중 하나인 마그나(Magna)와 협력도 확대한다.

    LG디스플레이도 CES 2023에서 처음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용 부스를 마련하고, 글로벌 전장부품 및 완성차 고객을 대상으로 차세대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소개했다. 수주형 사업의 한 축이자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화점과 경쟁력을 세계 무대에 알리는 차원이다.

    김병구 LG디스플레이 오토 사업 그룹장(전무)은 "미래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과 고객가치를 기반으로 모빌리티 경험을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ES에 처음 참가한 LG이노텍은 '오토모티브 솔루션존'을 마련하고 자율주행 기술들을 선보였다. 관람객들은 광학·기판·전장 등 LG이노텍의 주요 핵심 기술들이 자율주행에서 융합돼 발휘하는 시너지 효과에 주목했다.

    이번에 처음 소개된 '센서 퓨전'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LG이노텍의 글로벌 1위 광학 기술 노하우로 개발한 카메라 모듈과 최첨단 전장 기술이 적용된 레이더 모듈의 장점을 융합한 솔루션으로, 악천후 속에서도 정확하게 사물을 탐지한다. 완전 자율주행의 필수 조건인 안전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돼 LG이노텍이 미래 자율주행 시대를 이끌어 나갈 선도 기업으로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이번 CES는 LG이노텍의 첨단 기술 경쟁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소재부품 선도 기업으로서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