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아닌 가솔린-LPG 바이퓨얼 방식모델명 보면 전기모터-LPG 방식으로 혼동상품성 대비 마케팅 전략 미흡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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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용차
    쌍용자동차가 ‘바이퓨얼(Bi-Fuel)’ 방식의 토레스 차량을 전기모터 탑재 방식으로 오해할 하이브리드 LPG로 광고 및 마케팅하고 있어 소비자 혼란이 우려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 9일 '토레스 하이브리드 LPG 모델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해당 모델은 구매 시 토레스 가솔린 차량에 LPG 시스템을 장착하는 형태로, 제조사가 개조해서 고객에게 인도한다. 

    가솔린 엔진에 경유 또는 LPG 연료를 병행하는 경우를 바이퓨얼로 불린다. 국내에는 기아 모닝과 레이 차량에 도입된 바 있다. LPG 연료의 연비와 경제성 등을 고려해 애프터마켓에서 개조도 이뤄지는 추세다.

    쌍용차는 해당 차량명에 ‘하이브리드’를 넣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 차량에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기 위한 배터리를 장착한 것을 의미한다. 이는 관용적으로 굳어졌을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인정된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친환경자동차법)은 하이브리드자동차가 갖춰야 할 요건을 명시했다. 제2조에 따르면 하이브리드자동차란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천연가스 등 연료와 전기에너지를 조합해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전기에너지를 갖추지 않고 가솔린과 LPG 연료를 병행해서 사용하는 차량은 하이브리드자동차로 볼 수 없다.

    산업통상자원부고시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요건 등에 관한 규정’ 제4조에 따르면 일반 하이브리드자동차에 사용하는 구동축전지의 전압은 직류 60V를 초과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이에 해외에서는 하이브리드로 분류하는 48V 구동축전지를 사용하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량은 국내에서 하이브리드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소비자들이 토레스 바이퓨얼 모델을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고 전기모터를 장착한 차량으로 오인하기 쉽다는 지적이다. 하이브리드 LPG라는 명칭을 들었을 때, 가솔린과 LPG 연료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LPG 엔진과 전기모터를 탑재한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잘못된 용어 사용이 바이퓨얼 모델이 가진 상품성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가솔린 엔진에 LPG 연료로 주행이 가능해 배기가스 배출량이 적고, 소음은 감소하면서 성능은 그대로인 장점이 부각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엔진과 모터를 병행 사용하는 의미로 굳어진 하이브리드 용어 사용이 소비자 혼동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바이퓨얼 방식은 혼유로 인한 엔진 내구성 문제 등이 기술적으로 많이 해소됐다”며 “고유가 시대에 두 가지 연료를 사용하는 장점이 큰 만큼 바이퓨얼 방식을 전면에 내세웠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LPG라고 해서 전기모터가 들어갔다고 오해하는 고객은 판매 일선에서 없다고 한다”며 “하이브리드라는 용어가 두 가지를 혼용해서 쓸 수 있는 부분에 다양하고 범용적으로 쓰이는 만큼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아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