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000억 프로젝트, 4조 파급 효과 기대됐는데...우선협상대상자 탈락... 콘텐츠·미디어 투자 기회 놓쳐콘텐츠·미디어 사업, 비통신 사업 한 축... 디지코 전략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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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가 사업비 1조 5000억원 규모의 청라 영상·문화복합단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하면서 탈락했다. 콘텐츠·미디어 투자에 차질을 빚으면서 구현모 KT 대표의 '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기업)' 전환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17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청라 영상·문화 복합단지 사업은 인천시 서구 청라동 18만 8000여㎡ 부지에 영화·드라마 촬영 스튜디오, 미디어센터 등 영상 제작 인프라와 관광문화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가 1조 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향후 4조원이 넘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인천경제청은 사업자 선정 공모를 통해 KT 컨소시엄과 더이앤엠 컨소시엄 2곳을 최종 평가 대상으로 선정됐다. KT 컨소시엄에는 KT를 비롯해 CJ ENM, KT 스카이라이프, KT스튜디오지니, 에이스토리, YNC&S, 롯데건설, 신동아건설, 신한은행, IBK투자증권 등이 참여했다. 

    평가 결과 더이앤엠 컨소시엄은 경합을 펼쳤던 KT 컨소시엄보다 3개 부문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평가위원회는 사업신청자 평가에서 더이앤엠 컨소시엄의 개발법인과 운영법인 동일하게 개발 및 운영하고, 개발이익을 적정하게 재투자하는 계획을 제시한 점을 높이 샀다.

    KT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에서 탈락하면서 구 대표의 디지코 전략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콘텐츠·미디어 사업은 KT 비통신 사업의 한 축으로 실적 개선에 톡톡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구 대표는 취임 이후 KT가 보유한 방대한 인프라를 활용해 차별화 경쟁력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해 왔다. 오는 2025년 KT그룹의 미디어 매출을 5조원 수준으로 현재보다 30% 끌어올리겠다고 천명한 것.

    구 대표는 KT스튜디오지니, KT스카이라이프, 나스미디어 등 콘텐츠 자회사를 중심으로 미디어 벨류체인도 구축했다. OTT 시즌(seezn)의 경우 CJ ENM 티빙과 합병을 통해 콘텐츠 동맹도 구축한 상태다. 

    이에 힘입어 KT스튜디오지니, 나스미디어 등 콘텐츠 자회사들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4.7% 성장했다. 스카이라이프TV의 콘텐츠 부문 영업수익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성공으로 122.4% 증가했다. 

    업계에서도 청라 영상·문화 복합단지 사업은 KT의 대외적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투자처라는 점을 주목한다. 이는 기업가치로 직결, 구 대표 연임에 힘을 실어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해당 사업권 유치에 실패하면서 구 대표 입지는 물론, 디지코 중장기 전략에도 차질을 빚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청라 영상·문화복합단지는 KT스카이라이프 등 핵심 콘텐츠·미디어 사업자들에게 투자 발굴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면서 "해당 사업의 기대 효과를 고려했을 때 KT로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