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재 위주 수출구조 탓…지난해 4분기 감소액 85.7% ”
  • ▲ 한국무역협회가 15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최근 수출 부진 원인 진단과 대응방향' 언론 브리핑에서 정만기 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한국무역협회
    ▲ 한국무역협회가 15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최근 수출 부진 원인 진단과 대응방향' 언론 브리핑에서 정만기 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한국무역협회
    우리나라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4년 연속 2%에 머무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15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자단을 대상으로 ‘최근 수출 부진 원인 진단과 대응 방향 브리핑’을 열고 지난해 한국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2.8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2.89% 대비 0.06%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한국이 2%대 수출시장 점유율을 기록한건 2019년부터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18년 3.05%에서 2019년 2.85%로 떨어진 뒤 2020년 2.90%, 2021년 2.89%를 기록하며 3%대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수출시장 점유율이 0.1%포인트 낮아지면 일자리는 14만개 감소한다”며 “글로벌 주요 국가 대부분이 공통으로 수출 부진을 겪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더 부진한 것이 문제”라고 평가했다.

    주요 국가의 지난해 4분기 수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한국은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해 중국(-6.9%), 일본(-4.6%), 독일(-1.9%) 등에 비해 하락 폭이 컸다. 미국과 이탈리아의 수출은 각각 8.2%와 3.3% 늘었다.

    한국은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 중간재를 수출하는 산업 구조를 갖고 있어 글로벌 경기 악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다는 게 무협 측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수출 감소액 175억달러 가운데 중간재가 85.7%를 차지했다. 중국과 베트남의 수출이 줄면서 이들 국가를 통한 한국 우회 수출도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는 올해 1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5% 줄었다. 이는 총 수출 감소액 절반(52.4%)을 차지한다.

    무협은 국내 투자 위축으로 인한 수출 산업기반 약화도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하락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2017년까지 국내 제조업체의 해외 투자 금액은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하는 금액의 2배 가량이었다. 그러나 2021년 6배,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한 1~4분기 8.3배로 급등했다.

    정 부회장은 “주 52시간제와 파견·대체근로 불법화, 비정규직 정규직화로 노동 경직성이 확대되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면서 한국의 입지 매력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무협은 세계 경기 하락세가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분석하면서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4.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3분기부터는 차츰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협은 하반기 이후 메모리 거래 심리가 풀리면서 단가도 회복해 반도체 수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현재 이자 부담도 어려운 수출 기업이 42%에 달하는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 지원과 신용보증 확대, 정책자금 확대 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