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의학원, 뇌 속 신경전달물질 변화 양상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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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이 되기 전 학대, 따돌림 등 다양한 심리적 외상을 반복적이고 복합적으로 경험하게 되면 뇌 속 신경전달물질이 변화해 인격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오세종·최재용 박사 연구팀이 생애 초기에 받은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전달물질의 변화 양상을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이하 PET)로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현재 생애 초기 스트레스 관련 뇌 연구는 유전자 발현 변화 등의 분자생물학적 연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실제 뇌에서 일어나는 기능적 변화에 대한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생애 초기에 모성분리 스트레스 및 모성분리·보정 스트레스를 받은 암수 실험쥐를 대상으로 글루타메이트, 가바, 세로토닌 등 각각의 신경전달물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방사성의약품을 주사하고 PET 영상으로 방사성의약품 흡수 변화를 관찰했다.

    생후 2일부터 하루 4시간씩 12일간 어미 쥐로부터 분리된 쥐들은 흥분을 조절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가 암컷 19∼27%·수컷 7∼12% 낮았다. 

    학습과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 역시 암컷 11∼16%·수컷 7∼15%,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도 암컷 19∼28%·수컷 7∼11%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정상쥐에 비해 스트레스를 받은 쥐는 가바, 글루타메이트,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의 손상이 컸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스트레스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신경전달물질의 손상도 커지는 것을 확인했고, 암컷 쥐가 수컷 쥐에 비해 학습과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글루타메이트 및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의 방사성의약품 흡수율이 상대적으로 더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기 힘든 신경 PET 연구를 실험쥐와 같은 소동물 연구를 통해 수행해 생애 초기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전달물질의 변화 양상을 규명한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성인 정신질환 발병의 원인과 치료제 개발의 단초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정신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최신연구(Frontiers in Psychiatry)’ 2023년 2월 10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