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끊겨 판매중단, 수입 PHEV 독점해외 판매 성장세 지속, 경쟁력 인정받아글로벌 흐름 고려한 정책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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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자동차그룹
    국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이하 PHEV)가 내수에서는 판매가 중단됐지만, 해외에서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1년부터 구매보조금 제도 폐지로 국내 PHEV 판매를 중단했다. 이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출시한 시기와 맞물려, 전용 전기차 모델 위주로 생산과 판매를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시장에서 사라진 자리에는 수입 PHEV가 독차지 하고 있다. 지난해 3000대가량 판매고를 올린 BMW 5시리즈와 더불어 벤츠 GLC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PHEV 차량 위주로 총 1만2567대 판매된 것이다.

    PHEV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로 인정받는 한편, 꾸준한 수요를 바탕으로 공급이 늘어나며 전기차 시장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SNE리서치 등 글로벌 통계는 배터리전기차와 PHEV를 같은 전기차 범주로 묶고 있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발표한 ‘2023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차량 엔진 선호도에서 친환경차 중 일반 하이브리드(27%)와 순수 전기차(17%)에 이어 PHEV(13%)도 선택지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해외 브랜드는 전기차만큼 중요한 시장으로 여기며 생산과 신차개발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추세다. 중국 1위 전기차 기업 BYD가 지난해 판매한 PHEV는 약 95만대로, 91만대를 기록한 전기차보다 더 많다. BMW는 7시리즈에 PHEV 모델을 내놨고, 벤츠도 이어 S클래스 파워트레인에 PHEV를 추가했다.

    이는 완전 전기차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차원에서 충전 문제 등 불편함으로 인해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에게 대안을 제공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플랫폼을 사용한 전용 전기차 개발 이전에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과 엔진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제조사 입장에서도 환영할 만 하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해외에서 PHEV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 판매 모델은 현대차 투싼과 싼타페를 비롯한 기아 쏘렌토와 스포티지, 니로 등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PHEV 판매를 처음 시작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6년간 연평균 판매 성장률은 106.8%에 달한다. 보조금 제외로 국내 판매를 중단한 2021년에도 10만2742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89%의 성장률을 보였다.

    현대차그룹의 PHEV 모델은 기술 경쟁력과 상품성도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 투싼 PHEV와 기아 스포티지 PHEV는 독일 자동차 전문매체에서 실시한 PHEV 차량 비교평가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차로 선정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하이브리드 등록 대수는 지난해 27만4282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 PHEV 등록 대수는 지난해보다 31.9% 줄어든 1만3445대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PHEV는 보조금 영향을 덜 받는 해외 고급브랜드 위주로 구성되며 판매량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PHEV 차량에 대한 보조금 중단은 현대차그룹에서 전략적으로 전기차에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며 “전기차 범위에 PHEV가 포함돼 글로벌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국내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