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노후단지 상당수 용적률 200%이상…재건축 사업성 '뚝'국내최초 수직증축 1호도 송파…송파현대, 주민동의율 70%잠실현대, 안전진단 'B등급' 수직증축 3호 기대감 '쑤~욱'
  • ▲ 서울 송파동 '송파현대아파트'에 내걸린 홍보현수막. ⓒ송파현대추진위
    ▲ 서울 송파동 '송파현대아파트'에 내걸린 홍보현수막. ⓒ송파현대추진위
    재건축 안전진단기준과 용적률 완화를 골자로 한 일명 '1기신도시특별법'이 발표되자 정비사업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재건축사업 발목을 잡았던 각종 규제가 완화되면서 정비사업방식을 두고 주판알을 튕기던 노후단지 셈법이 복잡해졌다.

    무게추가 사업성 높은 재건축으로 급격히 기우는 상황에서 '리모델링 성지'로 불리는 서울 송파구 노후단지 움직임에 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리모델링을 준비중인 송파구 노후단지들은 최근 재건축사업에 대한 입주민 지지도가 높아지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다만 거여1단지를 제외한 대부분 단지들은 재건축역풍과 상관없이 기존 리모델링사업을 밀어붙일 계획이다.

    송파는 전국에서 리모델링이 가장 활발한 지역중 하나다. 용적률이 200%이상인데다 가구수가 적어 재건축으로선 사업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지자체가 넓지 않은 것도 리모델링을 선호하는 이유다. 특히 국내최초로 '수직증축' 1호가 나오면서 인근 노후단지 리모델링사업에 더욱 탄력이 붙었다.

    수직증축은 수평증축보다 일반분양물량을 늘릴 수 있어 사업성이 더 높지만 고난도 기술력이 필요하고 안전진단기준이나 지반강도 등 규제가 많아 사업착수 자체가 어려웠다.

    많은 단지가 수직증축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고 2020년 송파구 송파동 '성지아파트(잠실 더샵 루벤)'가 국내 최초로 수직증축공법 1호단지가 됐다. 이어 강남구 대치동 '대치1차현대아파트'가 수직증축 2호 타이틀을 가져갔다.

    최근에는 송파동 '송파현대아파트'가 리모델링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준공 26년차를 맞은 이 단지는 2개동 243가구로 규모는 작지만 '송파'라는 상징성과 주변 정비사업호재 등으로 대형건설사들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동의율 70%를 달성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수직증축 1호인 잠실 더샵 루벤과 가깝고 인근에 가락금호아파트 리모델링, 가락삼익·한양아파트 재건축 등 호재가 많아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달 25일 총회를 개최하고 상반기중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단지에는 현대건설·포스코건설·GS건설·대우건설 등이 홍보현수막을 내걸고 사업참여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현대아파트'는 최근 송파구청으로부터 안전진단 'B등급'을 받아 수직증축 3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990년에 준공된 이 단지는 336가구 규모로 2018년 리모델링 추진위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또한 삼전동 '삼전현대아파트'는 최근 대의원회를 열고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위한 설계변경안을 논의했다.

    반면 거여동 '거여1단지'는 리모델링사업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 리모델링 조합설립을 위한 총회를 여는 등 사업을 본격화했지만 최근 조합내 반대목소리가 커지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다음달 리모델링사업 해산여부를 결정하는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 열풍이 다시 불고 있지만 송파구는 높은 용적률과 작은 단지 규모 등으로 인해 여전히 리모델링의 메리트가 큰 상황"이라며 "수직증축 단지가 하나둘 늘고 내력벽 철거 등 관련 규제완화까지 더해지면 리모델링이 다시 활기를 띨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집값하락으로 인한 사업성 감소와 공사비 상승으로 리모델링 단지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면서 사업추진 여부를 두고 논란이 생길 수 있다"며 "리모델링을 활성화하려면 수직증축과 용적률 인센티브, 내력벽 철거 등에 대한 명확한 판단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