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전시회 ‘인터배터리’서 선봬… ‘상용화 초읽기’글로벌 전기차 보급 확대 속 ‘원가 경쟁력’ 중요성 대두CATL 등 中 해외시장 공략 가속화… “美 IRA도 무력화”
  • ▲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SK온 제공
    ▲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SK온 제공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이른바 ‘가성비 배터리’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SK온이 저가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 중 최초다. 

    LFP 배터리는 기존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주력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혹은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 30%가량 싸다. 또 화재 위험성이 높은 니켈을 사용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전하며, 배터리 수명도 길다는 장점이 있다.

    7일 SK온에 따르면 최근 SK온은 자체 LFP 배터리 개발을 완료했다. 구체적인 양산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고객사 확보까지 고려하면 상당 시간 소요가 예상된다. 시제품은 오는 15~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에서 공개된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가운데 처음으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NCM 중저가 모델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상대적으로 용량이 덜한 ESS로 시장에 진입해 기술을 끌어올린 후에 전기차용 LFP 배터리까지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삼성SDI는 LFP 배터리 대신 코발트를 제외하고 망간의 비중을 높인 NMX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사실 LFP 배터리는 그동안 제품화만 안 했을 뿐, 기술은 이미 오래전에 나왔다. 각 배터리사들이 초창기에 뛰어든 게 LFP 배터리다. 다만 당시 완성차 업체들은 에너지 밀도가 높고 주행거리가 긴 삼원계 배터리를 선호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기차 대중화로 원가 경쟁력이 중시돼 저가형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더군다나 기술 향상으로 짧은 주행거리 단점도 보완돼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순수 전기차의 배터리 중 LFP 배터리 비중은 36%에 달한다. 지난 2020년보다 14%포인트 오른 것이다. 

    아울러 저가공세를 펼치는 중국 업체를 견제하는 측면도 있다.

    여태까지 CATL, BYD 등 중국 기업들이 LPF 배터리 시장을 주도해왔다. 전체 LFP 배터리의 90% 이상은 중국산이다.

    이를 기반으로 해외시장 확장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은 BMW와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폭스바겐, 테슬라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미국 포드와 합작으로 오는 2026년부터 미국 미시간주 마셜에서 LFP 배터리를 생산하기로 했다. 미국 시장은 폭발적 성장이 점쳐지는 곳이다.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IRA는 중국 배제 목적이 아닌, 오로지 미국 국익을 위한 법안”이라며 “미국은 배터리 후진국이기에 선진국들의 각종 기술을 빼 오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배터리가 미국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아다마스 인텔리전스는 LFP 배터리의 열풍이 점차 서방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입문용 전기차’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10년 안에 LFP 배터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30% 가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