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10분 충전·400km 주행 '선싱' 공개글로벌 시장 1위 LG엔솔 바짝 추격LFP 탑재율 증가세… 국내 업계 양산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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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차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인 CATL이 신기술을 접목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에 성공하면서 한국 기업들과의 기술 격차가 벌어질지 주목된다. 이르면 내년 초 신제품 공개를 선언한 상황에 CATL의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자신감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ATL은 이달 중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10분 충전'에 '400km'까지 달릴 수 있는 LFP 배터리 '선싱'을 공개했다. 완전 충전 시 최대 700km까지 주행할 수 있고, 영하 10도 추위에도 30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는 게 CATL 측 주장이다. 에너지 밀도가 떨어져 주행거리가 짧다는 LFP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실제 성능은 지켜봐야 알겠지만 발표 내용대로라면 기존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 성능까지 끌어올린 수준"이라고 전했다.

    CATL의 말대로라면 신제품 LFP의 성능이 검증되면 글로벌 점유율 판도는 달라질 수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CATL은 내수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점유율 27.2%를 기록하며 업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28.7%)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1년 전 8.4% 차이 났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격차를 좁힌 셈이다. 

    실제 완성차 업계의 배터리 채택률이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서 LFP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들어 중저가형 전기차 모델이 대거 늘어나면서 가격 경쟁이 본격화되자 전기차 업체들이 가성비 있는 배터리 선택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것. 배터리는 전기차 비용의 약 40%를 차지고 있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중요한 소재 중 하나기 때문이다.

    앞서 글로벌 1위 테슬라는 SUV 모델Y 후륜구동 모델에 LFP 배터리를 장착해 판매 가격을 2000만원 가량 낮춘 5000만원대에 선보였다. 미국 포드는 아예 CATL과 손잡고 LFP 공장을 북미에 신설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 업체도 마찬가지다. 기아는 이달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 '더 기아 레이 EV'의 사전 계약을 시작했으며 KG모빌리티도 다음 달에 출시할 전기차 '토레스EVX'에 중국 비야디(BYD)의 LFP 배터리를 채택하기로 했다.

    이처럼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 탑재율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LFP배터리 점유율은 2020년 11%에서 이듬해 25%, 2022년 31%로 급증했다. 내년에는 NCM 배터리를 추격한 6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런 흐름에 국내 기업들도 기존 NCM 배터리에서 LFP 배터리 양산에도 집중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는 국내서는 처음으로 LFP를 양산할 예정이며 삼성SDI도 울산 공장에 LFP 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 주요 소재 기업도 LFP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전기차 가격이 고가로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가격, 성능별로 나뉘면서 탑재 배터리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며 "NCM뿐만 아니라 LFP 등 저가 배터리 개발에도 집중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